보건당국은 의인성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iCJD)으로 숨지는 환자가 앞으로 얼마나 더 나올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번 iCJD 사례는 1987년 CJD 원인 물질인 프리온에 오염된 인공 뇌경막을 이식한 환자에게서 확인됐다. 하지만 1980년대 인공 뇌경막 이식 수술이 얼마나 이뤄졌는지는 정확한 통계가 없는 실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1987년 4월 이전에 독일제 인공 뇌경막 ‘라이오듀라’ 수술을 받은 환자를 추적하고 있다. 당시 미국식품의약국(FDA)은 라이오듀라에서 프리온이 활성화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독일 제조업체에 리콜 명령을 내렸다.
박혜경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일본의 경우 1987년 이전에 수술받은 환자가 전체 환자의 80%를 차지한다”며 “한국에서 추가 환자가 나온다면 1987년 이전에 라이오듀라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과장은 “1987년 이전에 라이오듀라가 국내에 얼마나 수입되고 뇌경막 수술에 쓰였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라이오듀라로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iCJD가 발병할 확률은 환자 500∼2000명당 1명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이상건 교수는 “iCJD는 잠복기가 15∼30년으로 길기 때문에 고령자가 뇌경막 수술을 받았을 경우 사망할 때까지 병이 발생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은 산발성 CJD 환자 일부가 iCJD로 확진을 받을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산발성 CJD는 발병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이다. 이번에 사망한 iCJD 환자도 산발성 CJD로 신고됐다가 동물실험으로 원인이 밝혀져 iCJD로 바뀌었다.
라이오듀라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라도 다른 원인에 의해 iCJD에 걸릴 가능성도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사람의 뇌하수체 성장호르몬 또는 생식샘 자극호르몬을 투여 받거나 △인간 프리온 질환으로 확진 받은 환자에게서 각막을 이식받은 경우 △인간 프리온 질환으로 확진 받은 환자에게 사용한 수술도구에 노출되면 iCJD에 걸릴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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