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은 나라마다 다르다. 이는 경제성, 기술성보다 에너지 안보와 핵 확산 방지를 고려한 정책의 특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국, 스웨덴, 핀란드는 사용후핵연료를 처분하는 정책을 택했다. 특히 미국은 재처리 기술을 가지고도 재처리 정책을 포기한 유일한 나라다.
104기의 원전이 있는 미국에서는 전력 생산의 20.2%를 원전이 맡고 있다. 1977년 재처리 금지정책을 채택한 이후 미국 정부는 사용후핵연료를 지하에 영구 처분하는 정책을 추진해왔다. 네바다 주 유카 산을 처분장 후보지로 정해 2002년 의회 승인을 거쳐 대통령 재가를 받았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정부는 이 처분장을 포기하고 2010년 블루리본위원회를 구성해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 재활용, 장기저장 등을 검토해서 최종보고서를 제출하도록 했다.
스웨덴은 전체 전력소비의 37.4%를 10기의 원전으로 충당한다. 원전 도입 초에는 재처리 정책을 유지해 사용후핵연료의 해외 위탁 재처리 등을 수행했으나 원전 비중을 줄이면서 직접 처분하는 정책으로 바꿨다. 방사성 폐기물 관리기관인 ‘SKB’는 1983년 사용후핵연료를 구리로 만든 통에 넣고 지하 500m 암반에 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적어도 10만 년간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이 방식은 이후 여러 나라의 표준모델이 되고 있다. 국민수용 과정도 성공적이었다. 2008년 처분장 용지 선정에서 포르스마르크와 오스카르스함이 유치경쟁을 벌였고, 주민 찬성률도 각각 77%와 83%에 달했다. 2009년 지질조건이 우수한 포르스마르크가 선정됐고, 2035년 준공이 목표인 처분장은 2015년 건설에 들어간다.
핀란드는 4기의 원전이 전력의 32.9%를 생산한다. 핀란드는 국민투표로 신규 원전을 건설하기로 한 유일한 유럽국가로, 올킬루오토를 처분장 터로 선정했다. 2012년 처분장 건설허가를 신청해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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