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동의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최은배 인천지법 부장판사가 민주노동당에 불법 후원금을 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소속 교사들에게 내려진 징계 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최 부장판사는 ‘뼛속까지 친미(親美)인 대통령과 통상관료들이 서민과 나라 살림을 팔아먹었다’는 글을 올려 ‘판사의 정치적 발언 논란’을 일으켰다.
최 부장판사가 이끄는 인천지법 행정1부는 8일 불법 후원금 문제로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해임 또는 정직 처분을 받은 전교조 인천지부 소속 교사 7명이 나근형 인천시교육감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취소 소송에서 “후원금을 낸 것이 해임이나 정직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원고 승소 판결했다. 최 부장판사는 법원 내 ‘진보성향’ 법관들의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회장이다.
민성철 인천지법 공보판사는 “후원금을 냈다는 것 자체만으로 교사를 해임하거나 정직시키는 것은 부당하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결취지”라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은 전국에서 진행되는 민노당 후원 교사 관련 징계 처분 취소소송 가운데 첫 번째 선고여서 앞으로 다른 판결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승소한 교사 7명을 비롯해 전교조 소속 교사 183명은 민노당에 가입해 매달 5000∼2만 원씩 불법 후원금을 낸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등)로 기소돼 올 1월 서울중앙지법에서 30만∼5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았다. 이들은 즉각 항소해 서울 고등법원에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이들은 국가공무원이나 교사는 국가공무원법 및 정당법에 따라 당원이 될 수 없는데도 민노당 당원으로 가입해 당비 명목의 불법 후원금을 기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일부 시도교육청은 1심에서 이들이 벌금형을 선고받자 대다수를 징계했다. 이 가운데 견책 정직 해임처분을 받은 교사 47명이 각 지방 법원에 징계 처분 취소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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