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29세에 권력 쥔 김정은,냉정하고 권력욕 많아… 두 형 제치고 후계 낙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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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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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후계자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예상보다 빨리 전면에 나서게 됐다. 북한의 언론들은 19일 김 위원장의 사망 소식과 함께 ‘김정은 동지의 영도’라는 표현을 써 그를 사실상 새 지도자로 선포했다. 2009년 초 후계자로 내정된 지 3년도 되지 않은 시점이다.

그는 1982년 김 위원장의 세 번째 부인인 고영희에게서 태어났다. 출생연도와 관련해서는 1983년생이지만 북한이 1982년생으로 조작했다는 설도 퍼져 있다.

김정은은 1998년 9월부터 2000년 가을까지 스위스 베른에서 ‘박운’이라는 가명으로 공립학교를 다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이 시기 학교와 집을 오가는 것 외에는 거의 외출을 하지 않았고 학교 내에서도 비교적 조용한 생활을 했다고 당시 학교 관계자들은 전한다. 유학 시절 농구를 비롯한 스포츠와 영화,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이후 북한에 돌아온 그는 2002년부터 2007년 4월까지 5년제 군 간부 양성기관인 김일성군사종합대를 다녔다. 북한은 이 시기 김정은이 5년 과정을 전 과목 최우등으로 졸업했다고 선전한다.

김 위원장의 요리사로 일했던 일본인 후지모토 겐지(藤本健二) 씨에 따르면 김정은은 정치적 욕심이 있고 냉정하면서도 저돌적인 면이 있다. 후지모토 씨는 “일곱 살 어린이가 마흔 살 어른인 나를 향해 쏘아보듯 날카로운 눈빛을 건넸다”고 그와의 첫 대면을 회고했다.

김 위원장은 이런 그의 성격을 마음에 들어 했고 결국 잇단 외유로 눈 밖에 난 장남 정남과 유약한 성격의 차남 정철 대신 3남인 김정은을 후계자로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은 지난해 9월 장군 칭호를 받은 데 이어 제3차 노동당 대표자회에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지명되며 후계자로 공인받았다.

북한은 이후 그를 찬양하는 ‘발걸음’이라는 노래를 주민들에게 보급시키고 그가 다녀간 곳에 비석을 세우는 등 우상화 작업을 벌여왔다. 주요 업적으로 ‘CNC(컴퓨터수치제어)’ 관련 사업을 내세웠다. 김일성 주석이 주는 복을 뜻하는 ‘수령복’과 김 위원장의 ‘장군복’에 이어 김정은을 지칭하는 ‘대장복’이라는 말도 최근에는 자주 쓰이고 있다.

그러나 이런 대대적인 선전전에도 불구하고 북한 내부에서는 김정은을 ‘경험이 없는 애송이’로 불신하는 사람도 많다고 탈북자들은 전한다. 이를 의식한 듯 김정은은 할아버지인 김 주석의 옷차림과 머리 스타일 등을 따라하며 할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하려는 시도를 계속해 왔다. 논란 속에 올해 처음으로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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