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시대]“北지도부, 국방위 퇴조… 黨중심으로 재편”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美피터슨경제硏 “黨중앙위-중앙군사위-국방위 順 호명”

후계자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 지도부가 국방위원회보다 노동당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일이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선군정치’로 강화됐던 국방위의 위상이 김정은 시대를 맞아 ‘당 중심’으로 재정립되는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 피터슨경제연구소(PIIE)의 스티븐 해거드 연구원은 24일 ‘포스트 김정일 시대의 정치학’ 보고서에서 “북한 매체가 언급한 순서만 봐도 노동당 중앙군사위가 국방위보다 우위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19일 북한이 김정일 사망소식을 알리며 내놓은 ‘전체 당원들과 인민군장병들과 인민들에게 고함’ 성명은 △노동당 중앙위 △노동당 중앙군사위 △국방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내각 순으로 호명됐다. 국방위가 서열 3위로 내려앉은 것. 당 중앙군사위는 중앙위 산하로 후계자 김정은이 유일하게 직함을 갖고 있는 기관이다.

지난해 사망한 조명록 차수의 장례위원회에 비해 김정일 장의위원 구성에서도 군부 퇴조는 확인된다. 미국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루크 허먼 연구원은 24일 북한 분석사이트 ‘NK뉴스’에서 “조명록 장례위에 있던 군부인사 중 최소 19명이 김정일 장의위에서 사라졌다”며 “평균 위상도 52위에서 68위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밀려난 군부 대신 노동당과 내각의 비중은 올라갔다. 당시 서열 120위 이후로 밀렸던 전하철 당 중앙위원, 노두철 국가계획위원장, 조병주 기계공업상 등은 이번 장례에 30위권으로 들어왔다. 조명록 장례위에는 포함조차 되지 않았던 강능수 조선공보위원장은 김정일 장례위 서열 33위로 올라섰다.

조숭호 기자 sh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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