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멋있어요.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는 사람들 구하는 소방관’이라고 하니까 애들이 부러워했어요.”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노블레스상을 받은 대전남부소방서 현장지휘대 김형수 소방위의 딸 가현 양(11)은 소방관 정복을 입고 단상에 오른 아빠를 보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현 양은 “아빠가 평소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도 근무하는 날이 많아 마냥 바쁜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시는 걸 알고 놀랐다”고 했다.
김 소방위가 상패와 꽃다발을 안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가현 양은 여섯 살 위인 언니와 함께 아빠의 목을 감싸 안았다. 김 소방위는 “상을 받게 되니 가족이나 지인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며 “누군가에게 존경과 격려를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영예로운 제복상이 생기면서 동료들의 사기도 크게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군 경찰 소방 등 개별 부처가 자체적으로 유공자를 선정해 시상을 하긴 하지만 제복 공무원이란 큰 틀에서 노고를 치하하는 상이 제정되면서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최승복 경사(45)는 “상을 제가 받긴 했지만 동료들도 그간의 고생을 인정받았다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며 “경찰 후배가 많이 전화를 해 ‘화재 감식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 경사는 13년간 숭례문 방화사건, 용산 화재참사, 정남규 연쇄방화 살인사건 등 서울지역 화재·폭발사건 1000여 건을 담당하며 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최 경사와 함께 영예로운 제복상을 받은 목포해경 박성용 경사(41)는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 단속일이 워낙 위험하다 보니 부모님이 아들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셨는데 이 상패를 보여드리면 많이 위로받으실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경사는 지난해 12월 중국어선 나포작전 도중 순직한 이청호 경사의 유가족과 불우이웃을 위해 이번에 받은 상금을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국방 발명의 달인’이란 찬사를 받으며 특별상을 수상한 수도방위사령부 1방공여단 김정진 중사를 축하하기 위해 이날 시상식장을 찾은 부대 동료들은 “김 중사 개인에게도 영광이지만 함께 땀을 흘렸던 부대원들도 같은 영광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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