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영예로운 제복賞’시상식]해경 박성용 경사, 故이청호 경사 유족 등에 상금 2000만원 전액 기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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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블레스상 김형수 소방위 “동료들 사기도 크게 올라”

“우리 아빠 멋있어요. 친구들한테 ‘우리 아빠는 사람들 구하는 소방관’이라고 하니까 애들이 부러워했어요.”

16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서 노블레스상을 받은 대전남부소방서 현장지휘대 김형수 소방위의 딸 가현 양(11)은 소방관 정복을 입고 단상에 오른 아빠를 보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가현 양은 “아빠가 평소 늦게 들어오고 주말에도 근무하는 날이 많아 마냥 바쁜 줄로만 알았는데 이렇게 훌륭한 일을 하시는 걸 알고 놀랐다”고 했다.

김 소방위가 상패와 꽃다발을 안고 단상에서 내려오자 가현 양은 여섯 살 위인 언니와 함께 아빠의 목을 감싸 안았다. 김 소방위는 “상을 받게 되니 가족이나 지인들이 저를 바라보는 눈빛이 달라졌다”며 “누군가에게 존경과 격려를 받으며 일을 한다는 게 정말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영예로운 제복상이 생기면서 동료들의 사기도 크게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군 경찰 소방 등 개별 부처가 자체적으로 유공자를 선정해 시상을 하긴 하지만 제복 공무원이란 큰 틀에서 노고를 치하하는 상이 제정되면서 국민을 위해 일한다는 자부심을 새삼 실감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 최승복 경사(45)는 “상을 제가 받긴 했지만 동료들도 그간의 고생을 인정받았다며 함께 기뻐하고 있다”며 “경찰 후배가 많이 전화를 해 ‘화재 감식을 배우고 싶다’는 말을 하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최 경사는 13년간 숭례문 방화사건, 용산 화재참사, 정남규 연쇄방화 살인사건 등 서울지역 화재·폭발사건 1000여 건을 담당하며 사건 해결에 기여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최 경사와 함께 영예로운 제복상을 받은 목포해경 박성용 경사(41)는 “불법조업을 하는 중국어선 단속일이 워낙 위험하다 보니 부모님이 아들 걱정에 밤잠을 못 이루셨는데 이 상패를 보여드리면 많이 위로받으실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박 경사는 지난해 12월 중국어선 나포작전 도중 순직한 이청호 경사의 유가족과 불우이웃을 위해 이번에 받은 상금을 전액 기부하기도 했다.

○…‘국방 발명의 달인’이란 찬사를 받으며 특별상을 수상한 수도방위사령부 1방공여단 김정진 중사를 축하하기 위해 이날 시상식장을 찾은 부대 동료들은 “김 중사 개인에게도 영광이지만 함께 땀을 흘렸던 부대원들도 같은 영광을 느낀다”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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