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열차문 안열려 승객 못 내리자 승무원이 사비로 입막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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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호남선 물의 빚어

열차 문이 열리지 않아 하차를 못한 승객들에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이 개인 돈으로 ‘차비’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코레일 규정에 따르면 정차역을 지나칠 경우 승객에게 보상 여비를 주도록 돼 있지만 승무원이 개인적으로 지급할 수 없다.

12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5분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역까지 운행하는 호남선 새마을호 1115열차가 오후 8시 2분 장성역에 도착했지만 5번 객차 문만 열리지 않아 하차 승객 16명 중 6명이 내리지 못했다. 열차 탑승객 A 씨는 “장성역에서 하차를 기다렸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열차가 출발했다”며 “출발 즉시 열차 승무원에게 따지자 ‘역주행이 불가능하니 다음 역에서 내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탑승했던 승무원 B 씨는 종착역인 광주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항의 승객들에게 “개인적으로 차비를 지급할 테니 외부에 이 문제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부 승객은 그냥 돌아섰지만 나머지 승객은 B 씨로부터 5000∼2만5000원의 차비를 받았다.

코레일은 취재가 시작된 12일 오전까지 사고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열차가 해당 역에서 승강장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지나쳤다”며 “승무원이 개인적으로 무마하려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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