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관측 결국 오류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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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입자물리硏 연구팀 “GPS 연결 케이블 오작동… 시간 짧게 기록됐을수도”
아인슈타인 이론 다시 부각

지난해 9월 빛보다 빠른 중성미자를 관측했다고 발표한 과학자들이 당시 관측 장비의 결함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팀의 발표내용은 현대물리학의 근간을 이루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특수상대성이론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으로 물리학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 본보 2011년 9월 24일자 A2면 “아인슈타인이 틀렸다?”…


‘오페라 프로젝트’라고 명명된 지난해의 관측실험을 주도했던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연구팀은 22일 관측 장비 중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연결 부분의 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는 글을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의 온라인뉴스사이트에 올렸다. 연구팀은 GPS 수신기에 시간 기록을 보내는 광섬유 케이블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실제 걸린 시간보다 짧게 기록됐을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당시 연구팀은 스위스 제네바의 CERN 입자물리실험실에서 만든 중성미자를 732km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 국립실험실까지 쏘아 보낸 뒤 그 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중성미자의 속도가 빛보다 60나노초(0.00000006초) 빠르다는 결과를 얻었다. 아인슈타인은 1905년 시간과 공간을 하나로 묶어 4차원의 개념으로 설명하는 특수상대성이론을 통해 빛의 속도보다 빠른 물질은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지난해 발표 후 물리학계에서는 측정오류 가능성을 제기하며 연구팀의 관측 결과에 대한 검증실험을 계속해 왔다. CERN 측도 자체 검증을 진행해왔다. CERN 대변인은 MSNBC와의 인터뷰에서 “관련된 조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건 맞지만 확인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밝혔다. CERN 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은 상태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 입자로 질량이 없어 다른 물체와 반응하지 않는다. 이러한 특성으로 검출이 어려워 물리적 성질이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주애진 기자 ja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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