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초 박연차 640만달러 전달 단서 포착… 檢, 그해 5월 盧 前대통령 자살에 수사 종결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는 2008년 1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을 세종증권 인수 비리로 구속한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 씨가 설립한 투자회사의 홍콩 계좌로 500만 달러를 보낸 ‘송금 지시서’를 확보하면서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2009년 2월에는 100만 달러가 노 전 대통령 측에 전달된 단서도 포착됐다.

결국 노 전 대통령은 그해 4월 30일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자 검찰은 그해 5월 박 전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에게 40만 달러를 송금한 단서를 추가로 확보해 노 전 대통령 측을 압박했다.

하지만 그해 5월 23일 노 전 대통령이 경남 김해시의 사저 뒷산에서 투신 자살하면서 수사는 중단됐다. 검찰은 그해 6월 12일 ‘박연차 게이트’ 수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노 전 대통령에 대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하고 수사를 종결했다.

이후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검찰이 진술만으로 노 전 대통령을 소환했다”고 비판하자 수사를 총괄했던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은 “노 전 대통령 소환조사 당일 오후 5시경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 씨가 미국에서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단서가 우리 수사팀에 도착했고 그 자료는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정보분석기구인 핀센(FinCEN)이 보내온 것”이라며 수사 기록 공개를 촉구했다. 노 전 대통령의 피의자신문조서 등 관련 수사기록은 현재도 보존되고 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