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확정 소감을 묻는 질문에 수화기 너머로 들려온 목소리는 살짝 떨렸다. 5일 새누리당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가 발표한 2차 공천자 명단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은 정치신인 손수조 후보(27)였다. 손 후보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저 개인이 잘나서 공천을 받은 게 아니라, 보통사람이 상식적인 정치를 하는 데 국민이 호응했고 이것을 당이 받아들인 것이다. 보통사람의 눈으로 봤을 때 상식에 맞는 정치를 하겠다”며 정치신인으로서의 각오를 드러냈다. 돈과 조직도 없고 특별한 경력이 없는 자신이야말로 상식을 얘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위치에 서 있으며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상식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손 후보의 공천 확정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공천위는 공천 막판까지 설동근 전 교육과학기술부 차관과 손 후보를 놓고 고심을 거듭했다. 한때 설 전 차관이 유력하다는 얘기가 돌면서 당 일각에선 손 후보를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우는 방안까지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실시한 당선 가능성 여론조사에서 설 전 차관이 손 후보를 앞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하지만 공천위가 변화와 참신함을 앞세운 손 후보에게 더 높은 점수를 주면서 공천장을 거머쥐게 됐다.
손 후보의 상대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율이 큰 상승세를 보인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구심점이다. 당 안팎에선 손 후 보를 대선주자급인 문 고문의 대항마로 내세우기엔 적절치 않다는 얘기도 나왔다. 하지만 손 후보는 통화에서 “문 고문을 이길 수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사상의 선거구도가 자연스레 ‘떠날 자와 남을 자의 구도’로 짜여진 만큼 지역애착형인 자신이 승리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손 후보는 “사상을 권력의 정거장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며 “이미지를 대선 쪽에만 집중하고 사상의 현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는 문 고문이 안타깝다”고 각을 세우기도 했다.
문 고문은 손 후보의 공천 소식이 알려지자 “지금까지 한 것처럼 열심히 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이날 낙동강 하구에서 부산·경남(PK)지역 후보들과 함께 공동 공약을 발표한 그는 “저도 정치신인이지만 요즘 같은 물갈이 때는 신인이 더 무서운 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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