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호 전 대통령고용노사비서관(48)은 이른바 ‘영포(영일·포항) 라인’ 멤버로 이명박 정권의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혀왔다.
이 전 비서관은 이명박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포항 출신으로 평화은행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2001년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련) 조직본부장, 2006년 한나라당 금융산업위원, 2007년 대선 때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노동총괄단장을 지내 고용노동부 내에 친분이 두터운 사람이 많다. 그는 선진국민연대에 몸담지는 않았지만 박영준 전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의 추천으로 청와대에 입성해 ‘박영준 라인’으로 분류된다.
이 전 비서관은 고용노사비서관 이상의 역할을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 2009년 10월 경제금융비서관실의 행정관이 장관들의 대통령 업무보고 일정을 사전에 상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청와대 비서동에서 큰 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이에 당시 윤진식 정책실장 등이 말렸는데도 계속 소란을 피워 결국 서면경고를 받았다.
이후 청와대 내에서는 ‘이 전 비서관이 주주(株主) 행세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엘리트보다 현장을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 비서관만큼만 하라”며 두터운 신임을 보여줬던 것으로 전해졌다.
2008년 7월 총리실에 설치된 공직윤리지원관실(현 공직복무관리관실)은 노동부에서 금융노련을 담당했던 이인규 지원관, 노동부 출신으로 이 전 비서관 휘하에서 행정관으로 일했던 진경락 기획총괄과장 등 ‘이영호 라인’이 요직을 장악했다. 이 전 비서관은 같은 해 9월 경기 양평군의 한 리조트에서 열린 공직윤리지원관실의 워크숍에도 참석했다.
2010년 7월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이 불거진 뒤 야권에서 이 전 비서관을 ‘배후’로 지목해 집중 공세를 펼치자 그는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며 사직서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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