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첫날인 26일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시민 약 61%가 승용차 자율 2부제에 참여하는 등 평소 월요일 출근길보다 차량 운행이 크게 줄었다. 하지만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식행사가 시작되자 서울 시내 주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경찰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전 7∼9시 서울과 수도권 교통량은 지난주 월요일인 19일보다 5.3% 감소한 35만8702대로 집계됐다. 특히 행사장인 코엑스가 위치한 강남권을 지나는 차량이 4만3635대로 일주일 전보다 10%가량 줄었다. 서울시가 시내 50곳에서 승용차 자율 2부제 참가 현황을 조사한 결과 운행 차량 중 61%가 짝수 차량이었다. 2010년 서울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당시에는 64%가 참여했다. 경기 용인시에서 코엑스 인근으로 출근하는 김지헌 씨(39)는 “승용차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출근 시간이 20분 정도 더 걸리지만 정상회의 성공을 위해 동참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3시경 공식행사 시작을 앞두고 교통통제가 시작되자 61%의 2부제 참가율에도 교통정체가 극심해졌다. 종로 퇴계로 등 강북권 주요 도로가 극심한 정체를 빚었다. 강남지역 행사장 주변 도로는 주차장으로 변했다. 경찰 관계자는 “오전 9시에 회의가 열리는 27일에는 길게는 2시간가량 교통통제가 시행될 예정이라 더 많은 시민의 참여가 없으면 서울시 전역이 주차장으로 변할 것”이라며 “대중교통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달라”고 말했다. 27일에는 정상회의 외에도 16개 개별 행사와 23개국 정상의 출국이 예정돼 있어 잦은 교통통제가 불가피하다.
하지만 이날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근한 직장인들이 큰 불편을 호소해 시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늘어날지 알 수 없다. 서울시가 출퇴근 시간대 버스와 지하철 운행 횟수를 늘렸지만 일부 강남권 직장인들은 만원 버스와 지하철을 타지 못해 지각하기도 했다.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은 지하철 2호선 삼성역 주변에는 셔틀버스가 배치됐지만 길게는 30분 이상 기다려야 해 시민들이 100m 이상 줄을 서야 했다. 퇴근길에도 기다리다 지치거나 셔틀버스 정거장을 찾지 못한 시민들은 20∼30분씩 걸어서 이동했다. 차를 두고 온 직장인 정모 씨(39)는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민을 위해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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