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이란 같은 불량 정권의 손에 핵 기술, 핵 물질이 들어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위험하고 무책임한 정권들의 핵 개발에 대응해 국제사회가 핵 안보 능력을 키워야 한다.”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이스라엘 대표로 참석한 단 메리도르 부총리(65·사진)는 26일 서울 W호텔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란의 위협은 한국과 이스라엘만의 문제가 아닌 국제질서의 안정 및 평화와 직결된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핵에너지 장관과 정보 장관을 겸하고 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이란 핵 문제가 독특한 점은 시리아를 제외한 모든 아랍 국가가 핵개발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군사적 목적의 이란 핵개발은 게임의 법칙을 바꾸고 세력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북한과 이란의 핵 개발 커넥션에 대해 그는 “북한과 이란 핵 개발은 핵 확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이란이 개발하는 핵무기는 지하드, 하마스 등 테러리스트 손에 넘어갈 공산이 크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에 대해선 “외교적 노력이 우선”이라고 운을 뗀 뒤 “미국 정부도 군사적 대응은 선택지 중 하나라고 밝혔지만 이는 최후의(the last) 선택이다. 아무도 전쟁을 원하지 않는 만큼 전쟁 없이 해결하는 게 최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경제 제재이며,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더 많은 국가가 동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북한은 마치 섬처럼 고립됐지만 이란은 문화, 경제, 기업 등 다방면에서 다른 국가들과 교류하고 있기 때문에 제재의 효과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메리도르 부총리는 이란의 핵개발 배경에 대해 1980년대에 8년간 이라크와 전쟁을 치른 뒤 필요성을 느꼈고, 중동의 맹주가 되려고 하며, 이스라엘을 겨냥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랍의 봄’에 대해 “‘봄’은 아주 멋진 말이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며 “테러가 만연해 국방에만 매달려야 한다면 아랍의 봄은 ‘아랍의 겨울(Arab winter)’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화 과정을 거친 이집트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이 선거로 정권을 장악했다는 현실은 유의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에게 100년 후 이스라엘의 미래를 어떻게 기대하느냐고 묻자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원은 인적 자원”이라며 “교육과 과학 기술에 끊임없이 투자해 성공 신화를 이어가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메리도르 부총리는 “한국과 이스라엘은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졌지만 주변의 위협 등 처해 있는 현실이나 공유하는 가치관이 비슷하다”며 “경제 협력과 인적 교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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