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테러 없는 세상 만들자” 53개국 정상, 서울서 머리 맞대다
中 “위성보다 민생에 힘써야”… 러 “언제까지 원조로 살건가”
北우방, MB와 정상회담서 내정간섭 수준 쓴소리 쏟아내
미국에 이어 북한에 우호적인 중국과 러시아의 정상이 북한을 향해 ‘국민 먹여 살리는 일에 주력하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이런 대북 메시지는 그동안 ‘대외적 자주’를 중시해 온 북한 지도부엔 ‘내정 간섭’으로 받아들일 만한 내용이어서 앞으로 북한의 태도가 주목된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26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위성 발사보다 민생 발전에 노력하는 게 좋다. 이런 것을 북한에 촉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후 주석이 언론에 비공개하는 것을 전제로 이 대통령과 몇 번 나눴던 발언”이라며 “이런 내용을 한국이 공개하도록 양해한 것이어서 청와대도 놀랐다”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도 이날 한-러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과 동일한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북한은 로켓 발사 이전에 주민을 먼저 먹여 살려야 한다. 언제까지나 국제사회의 원조에 의지해 살아갈 수 없다. 변해야 경제 발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북한의 전통적 우방으로 후견인 역할을 해왔던 두 나라 정상의 발언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대북 메시지와 다르지 않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이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국가가 국민을 제대로 먹일 수 없고 무기가 유일한 수출품이라면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3국 정상이 새로 출범한 김정은 체제를 겨냥해 쏟아낸 이 같은 주문은 이 대통령이 그동안 개혁·개방에 나선 중국과 베트남 정상들에게 “평양 권력층에 (개방을 선택해 달라고) 꼭 전달해 달라”고 당부한 것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달라진 두 나라의 대북 태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김정일 생전의 양국은 전통적인 우의를 중시하며 그런 주문을 자제했지만 아들(김정은)에게까지 그런 관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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