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빙 지역의 후보 단일화 여부가 4·11총선의 막판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진보 진영에선 이미 여러 지역에서 단일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는 반면 보수 진영에선 단일화 필요 목소리만 나올 뿐 아직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이 6일 “여론조사를 통해 (탈당 후보와) 우열이 가려진 곳은 새누리당 후보라도 나라를 위해 결단을 내려 백의종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한다. 이는 탈당 무소속 후보들에게도 해당되는 얘기”라며 후보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선 이유이기도 하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정세균 후보는 6일 정통민주당 정흥진 후보의 양보를 받아냈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 정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새누리당 홍사덕 후보와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공천 탈락에 반발해 창당한 정통민주당의 후보에까지 손길을 뻗어 단일화를 성사시킨 것이다.
민주당은 텃밭인 호남에서도 박빙 승부가 곳곳에서 나타나자 부랴부랴 통합진보당 후보와의 단일화에 나섰다. 광주 서갑에선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한 무소속 조영택 후보(현 의원)와 혈전을 벌이고 있는 민주당 박혜자 후보를 위해 통진당 정호 후보가 물러나기로 양당이 합의했다. 전남 나주-화순에선 민주당 공천 탈락에 반발해 무소속 출마한 최인기 후보(현 의원)가 여론조사에서 1위로 나타나자 4일 통진당 전종덕 후보가 민주당 배기운 후보를 위해 사퇴했다.
전북 전주완산을의 단일화 성사 여부도 큰 관심사다. 이곳은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가 최근 여러 여론조사에서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지역이다. 이에 민주당 이상직 후보와 통진당 이광철 후보의 단일화 방식을 놓고 양당이 협의 중이다. 이광철 후보는 단일화 성사 기한을 9일로 못 박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의 지역 독점을 깨야 한다는 정서가 정 후보 지지로 이어지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여권 진영의 단일화 움직임은 미미하다. 하지만 당 내부에선 무소속 후보와의 단일화뿐 아니라 자유선진당 등 범보수 후보 단일화 필요성까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급기야 김무성 의원이 발 벗고 나서 단일화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성사 여부는 미지수다. 보수 후보들의 지지율이 엇비슷한 지역이 많고 각자 완주하겠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애국심에 호소해서 한 분 한 분 설득하겠다”고 한 것도 그 어려움의 일단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 경기 수원을의 경우도 민주당 신장용 후보에 맞서 새누리당 배은희 후보 및 이 지역 국회의원인 무소속 정미경 후보가 나서면서 여권 표가 갈려 있다. 정 후보는 후보단일화에 대해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후보 단일화 결과에 따라 승패가 달라지는 지역은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예컨대 지난달 31일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 남동갑에서 새누리당의 윤태진 후보(20.5%) 단독으론 민주당 박남춘 후보(26.1%)를 이기지 못하지만 새누리당을 탈당한 무소속 이윤성 후보(15.5%)와 단일화를 이룰 경우 승패를 뒤집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새누리당은 분석하고 있다. 세종시와 충남 천안갑, 충남 공주, 부산 부산진갑도 모두 단일화를 해야만 야권 후보와 승부를 겨뤄볼 수 있는 지역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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