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저녁 동영상사이트인 유튜브를 통해 투표 독려 메시지를 전격 공개했다. 특히 고향이자 최대 격전지 중 한 곳인 부산 선거에 대해서도 언급해 눈길을 끈다.
안 원장은 이날 ‘안철수의 투표 약속’이라는 2분 39초 분량의 동영상을 통해 “이번 총선의 의미는 굉장히 크다”며 “(한국 사회가) 경쟁과 대립의 시대에서 조화 균형 시대로 넘어가는 커다란 변곡점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투표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좋은 일자리가 늘어나기도 하고 삶의 질이 좋아질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투표는 밥’”이라며 ‘4월 11일 꼭! 투표하겠습니다. 안철수’라고 쓴 종이판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부산 선거에 대해선 “태어나고 성장한 고향인데, 부산 시민들이 현명한 분들이니까 좋은 분들을 선택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론적 발언이지만 그가 정치행보를 시작하고서 부산 정치에 대해 공개 언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안 원장은 이날 동영상에서도 지난주 전남대, 경북대 특강에서 학생들에게 선물로 줬던 스마트폰 게임 캐릭터인 앵그리버드 인형을 들고 나왔다. 그는 “앵그리버드는 성곽이라는 견고한 기득권에 숨은 나쁜 돼지들을 향해 몸을 던진다”며 “앵그리버드 한 마리는 유권자의 한 표”라고 했다. 그는 앵그리버드 인형으로 돼지 인형의 머리를 때리는 동작을 취하기도 하고, 투표율이 70% 이상이면 미니스커트를 입고 춤추며 노래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는 야당을 사실상 지원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안 원장이 이날 예고 없이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총선 막판 정국을 활용해 정치적 존재감을 각인시키려는 의도로 보인다. 그는 지난해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도 선거 이틀 전 박원순 후보 사무실을 전격 방문해 ‘지지 편지’를 건네주면서 정치적 위상을 다졌다. 이날 하려다 취소한 부산대 특강을 ‘유튜브 메시지’로 대신한 측면도 있다. 안 원장은 부산대 일정을 접은 후인 지난 주말 동영상을 촬영했다고 한다.
안철수연구소는 동영상을 이날 오후 4시경 공개하겠다고 공지했으나, 편집 과정에서 어떤 메시지를 담을지를 놓고 내부 이견이 있어 몇 차례 연기하다 오후 7시 10분경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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