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경남지사 측은 22일 통화에서 “우선 도정에만 전념한다. 특별하게 달라진 게 없다”면서도 “(대선 출마 가능성은) 열려 있다. 출마 여부는 6월 민주통합당의 전당대회 이후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 지사 주변에서는 “이미 대선 출마 결심을 굳혔다. 지사직 사퇴 시점과 방법을 고심하고 있다”는 말이 나돌 정도로 출마 선언에 가까이 다가선 분위기다. 다만 지사직 사퇴에 따른 ‘말 번복’에 대해 정치적인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얘기다. 김 지사는 2010년 6월 지방선거 당시 “임기 중 당적을 갖지 않겠다”고 선언했으나 2월 민주통합당에 입당했다. ▶ [채널A 영상] 김두관, 대선출마 선언 초읽기…차기 경남지사에 ‘촉각’
김 지사는 전·현직 기초단체장 모임인 ‘머슴골’의 지지를 바탕으로 6월쯤 대학교수들이 주축이 된 싱크탱크 ‘참여민주연대’를 출범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인생과 도지사 경험을 정리하는 내용의 책도 출간한다. 최근에는 서울에 개인 사무실도 개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지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같은 친노(친노무현)그룹의 대선주자인 문재인 상임고문과의 차별화를 이뤄내는 것이 숙제다. 김 지사는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국민이 원하는 것은 ‘노무현 비욘드(노무현을 뛰어넘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문재인 민주당 상임고문 “文風, 盧風보다 세져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낙동강 전투’에서의 상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주당의 유력 대선 주자다.
총선에서 부산·경남에서 3석을 건진 데 대해 문 고문 스스로 “아쉬운 점도 있지만 희망을 봤다”고 긍정 평가한다. 대선 출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무겁고 신중하게, 하지만 가급적 빨리 결정하겠다”며 말을 돌리지 않고 있다.
총선과는 판이 전혀 다른 대선을 치르기 위해선 ‘노무현 바람’ 외에 ‘문재인 바람’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당 안팎에서 많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보여준 ‘충직’ ‘신뢰’가 지금까지 문 고문의 정치적 자산이었다면, 이젠 자신만의 스토리와 브랜드가 절실하다는 것.
문 고문과 가까운 한 친노(친노무현) 인사는 “역대 대통령은 물론이고 박근혜, 안철수, 김두관 등 여야 주요 대선 주자는 자신만의 스토리가 있다.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샐러리맨 신화’라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며 “문재인만의 강점과 이야기를 빨리 끄집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고문은 본격적인 대선 행보를 앞두고 24일 노무현재단 이사장직을 그만둘 것으로 알려졌다. 주변에선 ‘노무현의 그림자’로 국한된 자신의 정치적 둘레를 넓히려는 시도로 보고 있다. 19일 민주당 당선자 대회에서 당의 정책 노선에 대해 “당이 폭넓게 지지받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기존 보수, 진보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듯하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안철수 서울대 융기대학원장 “정치 감당? 아직 고민중”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여전히 “대선 출마를 놓고 고민 중이며 결심이 선다면 직접 밝히겠다”는 태도다. 한 측근은 22일 “안 원장이 일각의 대선 출마 결심설에 대해 17일 e메일로 ‘서울대 강연(3월 27일) 등에서 직접 밝혔던 것에서 크게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는데 지금도 상황은 같다”고 전했다. 안 원장은 서울대 강연에서 “사회 발전에 도움이 된다면 정치도 감당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원장은 당분간 학교 일에 집중하며 잠시 숨을 고를 듯하다. 총선 후 예상보다 빨리 대선 정국이 당겨지는 등 정치권이 요동치고 있지만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대선 출마 결심을 가다듬고 이를 밝힐 최적의 타이밍과 방식을 택할 것으로 보인다.
주변에선 1학기가 끝나는 6월 이후 안 원장만의 방식으로 출사표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연초에 내려다 미룬 자전 에세이집 발간, 대학 특강, 안철수재단의 활동과 관련한 기자회견 등을 계기로 대선 출마를 전격 선언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안 원장 주변에선 출마 시 외곽 지지 조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네트워크 확충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청춘콘서트’ 참여 학생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청년당’이 대표적이다. 트위터에서 안 원장을 적극 옹호하는 ‘안철수를 사랑하는 모임’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사용자 그룹도 향후 얼마든지 ‘안철수 원군’으로 바뀔 수 있는 세력들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 대선 위해 총선도 불출마
민주통합당 손학규 상임고문은 6월 9일 전당대회 이후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 측근은 22일 통화에서 “4·11총선 불출마는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이라며 “전당대회 이후 당에서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이 확정된다. 이후 출마 선언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손 고문은 전당대회 직후 싱크탱크인 동아시아미래재단을 중심으로 한 대선 캠프를 본격적으로 꾸릴 것으로 보인다. 7월에는 각종 경제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을 담은 책도 낼 예정이다. 최근에는 박지원 민주당 최고위원과 만나 비노(非盧)그룹 협력 방안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손 고문은 22일 10박 11일 일정으로 네덜란드와 스웨덴, 핀란드, 영국, 스페인 등 유럽 5개국 방문길에 올랐다. 노동, 복지, 교육, 보건 등의 정책현장을 주로 찾는다. 모교인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의 미래’를 주제로 특강도 한다. 손 고문 측은 “실무 능력이 강하다는 점을 부각시킬 것”이라고 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 정동영 민주당 상임고문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
2007년 여당 대선 후보였던 정동영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4·11총선에서 서울 강남을에 출마했다가 패배하면서 일단 대선행 교두보 마련엔 실패했다는 게 중론이다. 한 측근은 22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신봉자인 새누리당 김종훈 후보를 꺾어 이명박 정권 심판론의 선봉에 서고 ‘정동영이 강남 중산층에 먹힌다’는 메시지를 주려 했는데, 뜻대로 안됐다”며 씁쓸해했다.
현재 정 고문은 강남을 지역에서 낙선인사를 하며 향후 행보를 위해 민심을 듣고 있다. 총선 직후 “또 한번 걸어가 봐야겠다”며 조심스럽게 대선 출마 가능성을 시사한 그는 22일에도 “12월(대선)에 못 이기면, 상상만으로 끔찍하구나”라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정 고문은 당분간 ‘좌클릭’ 행보를 이어가며 다른 대선 주자들과의 차별화를 꾀할 듯하다. 그는 지난해 한미 FTA 논란과 부산 한진중공업 노사갈등을 계기로 당내에서 가장 좌파적인 목소리를 내며 시선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얘기를 듣는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 정세균 민주당 상임고문 “내 목표는 당권 아닌 대선”
4·11총선 때 ‘정치 1번지’인 서울 종로에서 5선에 성공한 민주통합당 정세균 상임고문은 조만간 대선 도전을 공식화할 계획이다. 정 고문은 22일 통화에서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독주를 막기 위해선 민주당에서 경쟁력을 갖춘 후보가 많이 나와야 한다. 나도 그중 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에선 ‘지금은 당 대선 후보보다 당 대표가 중요하다’며 당권을 권유하지만 당 대표는 더는 나의 목표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정 고문은 자신의 싱크탱크인 ‘국민시대’를 대선 캠프로 전환하기 위한 정비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분수경제론’을 바탕으로 한 경제 공약 등을 구체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과 부자가 먼저 잘살게 되면 그 혜택이 아래로 떨어져 서민들이 잘살게 된다는 ‘낙수경제론’에 대비되는 것으로, 서민·중산층을 잘살게 해 그 힘이 분수처럼 위로 솟아올라 경제 전체의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고문은 당내 최대 계파인 친노 진영 내에 우군이 많지만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는 게 걸림돌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 이회창 前 선진당 대표, ‘참된 보수’ 4번째 도전 채비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가 4번째 대권 도전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 4·11총선 참패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 선진당 정비가 마무리되는 대로 ‘참된 보수’를 앞세운 대권 구상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20일쯤 열릴 전당대회 직전에 이 전 대표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이 나아갈 방향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면서 자신의 대선 진로를 함께 언급하는 게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도 이 전 대표의 대권 도전 공론화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대 준비위원장인 박상돈 전 의원은 20일 “당의 존립을 위해 당내 유력한 자산인 이 전 대표와 이인제 비대위원장의 대선 도전을 조속히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1997년 대선에서 보수표 분열을 불러온 이 위원장과의 당내 역할에 대한 정리도 필요하다.
이 전 대표는 1997년, 2002년 한나라당 후보로 나서 각각 김대중, 노무현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2007년엔 대선을 한 달여 앞두고 무소속으로 출마해 355만여 표(15.1%)를 득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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