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시티 인허가, 화물터미널에서 백화점-오피스텔로?…수상한 ‘도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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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4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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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시티 인허가 특혜 의혹
서울시, 도계위원 반대에도 업무시설 20%까지 허가

썰렁한 파이시티 본사 정권 실세의 금품 수수 의혹의 출발점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파이시티 본사 사무실이 27일 오후 복합물류단지인 파이시티 조감도만 덩그러니 남은 채 썰렁하게 비어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썰렁한 파이시티 본사 정권 실세의 금품 수수 의혹의 출발점인 서울 서초구 서초동 파이시티 본사 사무실이 27일 오후 복합물류단지인 파이시티 조감도만 덩그러니 남은 채 썰렁하게 비어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복합유통단지인 ‘파이시티’ 인허가 과정에서 열린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이 사업은 2005년 11월과 12월, 2008년 8월 세 차례 도계위를 거치면서 당초 화물터미널에서 백화점과 대형 쇼핑몰, 오피스텔까지 들어설 수 있게 됐다. 이 때문에 특혜성 결정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 도계위 거치면서 ‘황금알’ 사업으로

도계위는 서울시장이 결정하는 도시계획을 심의, 자문한다. 행정2부시장 도시계획국장을 비롯해 서울시의원과 민간 전문가 등 30명으로 구성된다. 파이시티와 관련한 도계위는 2005년 11월 24일 처음 열렸다. 도계위는 화물터미널인 파이시티에 상업시설을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록을 보면 “경부고속도로 옆이라 교통난 가중이 우려된다”며 몇몇 위원이 반발했지만 시 관계자는 “상업시설로 변경하는 것은 경미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다음 도계위가 열린 12월 7일 파이시티의 상업시설 용적률(총면적을 대지면적으로 나눈 비율)을 400% 이하로 하는 안을 심의가 아닌 자문 안건으로 다시 올렸다. ‘심의’와 달리 ‘자문’은 법적 구속력이 없어 역시 논란이 되는 부분이다. 이날 참석 위원들은 “점포가 화물터미널 면적(3만9800m²)의 4배가 넘는다” “서울 관문이라 교통문제 해결이 먼저다”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시는 교통문제를 보완하겠다며 회의를 마쳤고 이듬해 5월 이 내용이 고시됐다.

2008년 시 도계위는 화물터미널에 오피스텔 같은 업무시설을 20%까지 허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관련법에 업무시설 비율이 규정돼 있지 않은데 당초 6.3%에서 3배 이상으로 늘어난 것에 대해 위원들이 의문을 제기했다. 이날 회의에 참석했던 박래학 시의원(민주통합당)은 “위원으로 처음 참석한 회의라 생생히 기억한다. 과도한 업무시설 허가와 교통혼잡 문제를 두고 2시간가량 격론이 오갔다”고 말했다.

○ 서울시 정무라인 관여 여부가 쟁점

2005년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서울시 정무국장을 지냈다는 점에서 실무 공무원이 정무라인을 통해 언질을 받았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하지만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는 검찰에서 “애초 5만4450m²(약 1만6500평)를 3.3m²당 900만 원에 매입해 사업을 추진하려다 인근 4만4550m²(약 1만3500평)를 추가로 매입하라는 서울시 요구를 받아들이느라 3000억 원 정도를 더 쓰는 등 오히려 불이익을 받았을 뿐 특혜는 없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현직 시 공무원들도 로비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2005년 당시 서울시 행정2부시장이던 장석효 한국도로공사 사장은 “박영준 전 차관과 ‘파이시티’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다. 이정배라는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무원들은 특혜 논란을 어느 정도 의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법령상 문제가 없다고 봤지만 개발사업의 특성상 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 있었기 때문에 실무진끼리 여러 차례 회의를 했다”며 “진행 여부가 결정난 만큼 개발이익을 최대한 환수하는 방식으로 도계위에서 논의했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바로잡습니다]

◇28일자 A6면 ‘서울시, 도계위원 반대에도 업무시설 20%까지 허가’ 기사에서 ‘박학래’ 시의원은 ‘박래학’ 시의원의 오기입니다. 사과드립니다.


#파이시티 인허가#특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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