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김용민(서울 노원갑) 우원식(노원을), 통합진보당 노회찬 후보(노원병) 후원회장, 민주당 부산 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 민주당-통진당 연대 멘토단과 ‘달려라 부산’이란 이름의 민주당 부산시당 멘토단의 일원, 통진당 심상정 후보(경기 고양 덕양갑) 서포터스, 시민들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를 목표로 구성된 ‘내가 꿈꾸는 나라’의 공동대표….
4·11총선 때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가 맡았던 직함들이다. 학기 중이었지만 그는 평일에도 부산행을 마다하지 않았다. 아침 라디오 인터뷰에 출연해 선거 전망을 내놓는가 하면 하루에도 수십 건씩의 트윗을 올렸다. 선거전 내내 야권의 장외 작전 사령탑이었던 셈이다. 그는 지난해 10·26서울시장 보궐선거 때도 트위터에 하루 30건 안팎의 글을 올리며 박원순 시장을 지원한 바 있다.
27일 사법연수원의 한 교수를 만났다. 현직 검사인 그는 조 교수처럼 예비 변호사들을 가르치고 있다. “강의 준비에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나”라고 물었다. 그는 “2시간짜리 수업이라면 적어도 4시간은 준비해야 한다. 예비 법조인을 가르치는 데서 실수는 용납되지 않는다. 교수란 직업은 보람은 크지만 정말 힘든 직업이더라”라고 답했다.
4·11총선과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대학의 학기 중에 치러졌다. 조 교수가 강의에 소홀하지는 않았을까. 그래서 지난해 가을 서울대 로스쿨 3학년으로 조 교수의 강의를 들었던 로펌 소속 변호사를 만나봤다.
조 교수는 지난해 2학기 변호사시험 대비를 위한 ‘형법 이론 특강’을 담당했다. 금요일 3시간짜리 수업이었다. 처음엔 50명이 수강 신청을 했다. 조 교수의 인지도 덕인지 3학년에서만 재학생 120여 명의 3분의 1가량이 몰렸다. 조 교수는 첫 수업 때 “서로 문제를 내 풀어보고 서로 채점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다”고 소개했는데, 수강 신청 정정 기간이 지나자 수강생은 9명으로 줄었다. 실무 과목을 수강생끼리 진행한다는 게 어렵게 느껴졌고, 이 때문에 수강을 내키지 않아 하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고 한다.
10월 중순. 조 교수는 시험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험 전날까지 범위가 공지되지 않았다. 막상 시험 당일이 되자 조 교수는 “깜빡 잊었다. 서울시장 선거 때문에 내가 정신이 좀 없었다”고 취소하면서 “이제는 나도 본업에 충실하겠다”고 했다. 이 일을 두고 수강생들 사이에선 그 즈음 조 교수의 인터뷰 발언이 구설에 올랐다고 한다. 조 교수는 10월 18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트위터 하느라 공부는 언제 하느냐’는 비판과 관련해 “제 직종에서 제가 알아서 할 나이가 됐다. 면구스럽지만 자랑질 좀 하자면 몇 년 전 로스쿨 도입 때 전국 법학교수 연구 업적 순위에서 상위 1%에 들었다. 이미 두 편의 논문을 썼다. 저한테 공부 언제 하시냐고 질문 던지시는 극우파 네티즌들께 자신의 생업에 충실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격하게 반박했다.
교수는 우리 사회의 지성인이다. 우리 정치의 후진적 행태를 감안할 때 교수가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것을 금기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부업하자고 본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다. 조 교수는 국내 최정상이라고 자부하는 대학의 교수이자 진보좌파 진영의 대표 인물 중 한 사람이다. 그런 점에서 젊은 학생들의 기대치나 주문도 훨씬 엄격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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