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가 5일 경선으로 선출된 비례대표 후보 전원(14명) 사퇴 권고안을 의결하면서 향후 의석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통진당은 4·11총선에서 지역구 7석과 비례대표 6석을 확보한 상태다.
통진당 비례대표 후보는 당선자 6명을 포함해 모두 20명. 이 가운데 1∼3번 당선자를 포함한 14명이 모두 물러날 경우 3∼6번 당선자와 12, 14, 18번 후보만 남는다. 하지만 12번 유시민 공동대표는 부정 경선에 책임을 지고 이미 승계권을 포기해 서기호 전 서울북부지방법원 판사(14번)와 강종헌 한국문제연구소 대표(18번)만 의원직을 물려받는다. 3명이 물러나도 승계 후보가 2명밖에 없어 통진당 의석은 13석에서 12석으로 줄어든다.
서 전 판사는 ‘가카의 빅엿’이란 표현으로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해 논란을 일으켰다가 10년에 걸친 근무평가에서 하위 2%에 들어 2월 재임용 심사에서 탈락했다. 이정희 공동대표가 사법개혁을 내걸며 2월 그를 영입했다.
강 대표는 당권파가 영입한 한국 국적의 재일교포다. 1973년 김대중 전 대통령 구출 및 통일운동을 벌이다 반국가단체로 규정된 재일한국민주통일운동연합(한통련)의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다. 서울대 의대 본과 3학년이던 1975년 ‘재일동포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기소돼 13년간 옥살이를 했다. 일본에 머물던 강 대표는 노무현 정부 때 ‘해외 민주인사 명예회복과 귀국 보장을 위한 범국민추진위원회’의 요청으로 입국이 허용됐다.
문제는 당이 어떤 결정을 하든 당선자 본인이 사퇴를 거부하면 의원직을 박탈할 법적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는 6일 “비례대표 당선자는 당이 합당하거나 해산, 제명하더라도 본인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의원직 당선자 신분을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비례대표 3번 김재연 당선자는 6일 사퇴를 공식 거부했다. 2번 이석기 당선자는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김 당선자의 사퇴 거부가 사실상 이 당선자의 뜻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결국 통진당의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 시나리오는 당권파 주류 경기동부연합의 ‘숨은 실세’인 이 당선자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 이 당선자 등 당권파를 제외하고 비당권파 후보들만 물러나면 비례 1번 윤금순 당선자 자리는 서 전 판사가 물려받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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