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영업 정지된 솔로몬저축은행의 임석 회장(사진)은 김대중(DJ) 정부 시절인 1999년 채권 추심업체인 솔로몬신용정보를 세워 금융계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2002년에는 파산 직전의 골드저축은행을 인수해 솔로몬저축은행으로 이름을 바꾸면서 저축은행 경영에 뛰어들었다. 솔로몬저축은행은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늘리면서 출범한 지 불과 3년 만인 2005년 자산기준 저축은행업계 1위로 급부상했다.
임 회장은 2005년 7월 부산을 연고지로 한 한마음저축은행을 인수했고, 이듬해에는 전북의 나라저축은행도 사들였다. 이어 2007년 10월 경기 파주시의 한진저축은행을 인수해 경기솔로몬저축은행으로 편입시켰고, 2008년 3월에는 KGI증권을 인수해 솔로몬투자증권으로 바꿨다. 이 같은 ‘영토확장’을 통해 솔로몬저축은행그룹의 자산은 일부 지방은행을 추월할 정도로 커졌다.
전남 무안군 출신인 임 회장의 과거는 상당 부분 베일에 싸여 있다. 그는 지방의 한 실업계 고교를 나온 뒤 20대 후반에 미국 캘리포니아 미라마대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말 옥외광고 사업을 하면서 기업가로서의 종잣돈을 마련했다고 한다. 1987년에는 DJ 진영의 정치적 외곽조직인 민주연합청년회(연청)의 기획국장을 석 달가량 맡는 등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기도 했다.
임 회장은 ‘금융계의 마당발’로 불릴 정도로 정치권, 관계(官界), 금융당국 등 각계 인사들과도 두터운 인맥을 쌓았다. DJ 정부 시절 금융계 구조조정의 책임자였던 이헌재 금융감독위원장의 핵심 측근으로 저축은행 분야 등에서 막강한 권력을 휘둘렀던 김영재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보(현 칸서스자산운용 회장)는 2003년 2월부터 1년여 동안 솔로몬저축은행 총괄회장을 맡았다.
이런 점들 때문에 DJ, 노무현 정부 시절 임 회장 사업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 의문을 제기하는 이가 적지 않다. 임 회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업하는 사람이 여당도 만나고 야당도 만나는 것이지 내가 마치 특정 정치세력과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처럼 비치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검찰 수사에 대해서는 “죄가 있으면 벌을 받겠지만 (사업을 하면서) 불법이나 탈법은 하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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