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깨지나]2008년 민노당 분당사태 오버랩… 절박한 유시민 “분당할 수 없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7일 03시 00분


12일 중앙委서 2차대결 예고

통합진보당의 극심한 내홍은 2008년 민주노동당의 분당 과정을 떠올리게 한다. 당시 당권파인 NL(민족해방)계가 종북주의와 패권주의를 고집하면서 오랜 당내 갈등을 일으켰고 결국 비당권파인 PD(민중민주)계는 탈당한 뒤 진보신당을 차렸다.

사건의 도화선은 2007년 12월의 대선 참패였다. 권영길 후보는 3%(71만여 표)의 지지에 그쳤다. 2004년 총선에서 민노당이 277만 표(13%)를 얻었던 것과 비교하면 사실상 몰락이나 다름없었다. PD계는 그 원인을 종북주의와 패권주의에서 찾았다. 민노당의 ‘친북’ 이미지가 굳어지면서 당 지지도가 하락했다는 것이다. PD계의 압박으로 민노당은 PD계 인사가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아 당 쇄신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국가보안법 위반단체인 ‘일심회’ 사건과 관련된 당원을 제명하는 내용을 담은 쇄신안이 2008년 2월 임시 전당대회에서 다수인 NL계의 반대로 무산된 뒤 PD계는 탈당했다.

통진당은 12일 중앙위원회에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2차 대결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당권파는 자체적으로 내부 회의를 하는 등 대대적인 반격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2008년 분당사태 때 PD계가 절대 약세였던 것과 달리 현재 통진당 내 비당권파의 지분이 45%로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 세력이 팽팽해 결과를 예단하기 어렵다.

유시민 대표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한계와 문제점이 있지만 10% 이상의 정당지지율을 받고 분당하는 것은 민의에 배반하는 것”이라며 “(2008년 분당사태는) 민노당에 남아있던 당원과 진보신당을 했던 분들 모두에게 큰 상처였다. 분당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통합진보당#민주노동당#유시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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