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깨지나]“절박”한 이석기, 언론탓하며 편가르기

좌파측 언론-당내 비판 외면
“보수언론이 실세 낙인 찍어”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켜

“저는 이미 조중동 등에 의해서 당권파의 실세로 낙인찍혔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2번 이석기 당선자는 7일 비례대표 사퇴 여부를 ‘당원 총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한 보도자료에서 자신의 처지를 이같이 표현했다.

이 당선자는 비례대표 후보 경선 부정 의혹으로 사퇴 압력을 받는 것에 대해 “조중동을 대상으로 구구히 변론할 생각 따윈 별로 없다. 그러나 우리 당을 사랑하는 우리 당원들의 충심을 지켜야 한다는 마음만은 절박하다”고 밝혔다. 자신과 당권파에 쏟아지는 비판을 동아, 조선, 중앙일보 등 보수언론 탓으로 돌리면서 자신을 피해자로 둔갑시킨 것이다. 하지만 이는 대표적인 ‘편 가르기’ 진영 논리에 불과하다.

당권파의 ‘몸통’인 그가 당 전국운영위원회의 사퇴 권고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두고 진보좌파진영에 우호적인 언론들도 일제히 비판하고 있다. 부정 경선 사건에 대한 뼈저린 반성은 없이 정파의 ‘패권’을 지키는 데 급급한 태도는 좌·우파를 떠나 비민주, 비상식적이기 때문이다.

통진당 천호선 공동대변인은 4일 전국운영위에서 “(비례대표 경선이 부정선거로 드러나면) 조중동이 좋아한다는 논리로 반론을 제기하면 안 된다. 그런 논리를 반론의 근거로 삼는 건 대한민국 제3당에서 나올 얘기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남희 기자 ir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