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드리 다사랑회장, 통·번역 지원사, 부부 홍보대사, 인권지킴이…. 중국 출신 결혼이주여성 두바이링(杜百영·35·사진) 씨의 직함이다. 올해로 한국 생활 10년째. 주위에서 ‘억척 중국댁’이라고 부른다. 그는 “열심히 살다 보니 직함이 하나씩 늘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아름드리 다사랑회는 광주서구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자조모임이다. 3년 전 만들어졌는데 회원이 300명을 넘는다. 매달 한 번씩 만나 한지공예와 종이접기를 배우거나 주변 관광지로 나들이를 간다.
또 센터에서 운영하는 사랑의 식당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무등산 정화활동에 참여한다. 두 씨는 “3년 전 회원들이 광주가족음악페스티벌에서 금상을 받고 다문화가족을 돕는 공로자로 선정돼 청와대에서 식사한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그는 센터에서 통·번역 지원사로 활동한다. 갓 시집온 이주여성에게 프로그램을 안내하고 관공서 서류를 번역해준다. 인권지킴이 활동은 5년 전부터 했다. 광주범죄피해자지원센터와 이주여성긴급지원센터에서 가정폭력으로 고통을 겪는 이주여성을 위해서도 뛰고 있다.
한국인 남편과 아들 셋이 있는데, 2010년 다문화가정 생활체험 수기공모 장려상 수상을 계기로 다문화가족 모니터링단 부부홍보대사로 위촉됐다. 결혼하고 처음 한국에 왔을 때 남편은 책을 큰 소리로 또박또박 읽어주고 말을 시켰다. 시댁 식구들도 그가 하는 일을 계속 도와줬다. 자신감을 갖고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이유다.
“취업을 원하는 이주여성이 많지만 문이 너무 좁은 것 같아요. 이들을 위해 정부와 자치단체에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합니다.” 19대 국회의원에 당선된 이자스민 씨(34·여)처럼 이주여성의 권익을 위해 뛰는 정치인이 되는 게 두 씨의 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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