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폭발시키는 라틴문화, 恨많은 한국인이 보면 속 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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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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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중남미 문화축제’ 기획 및 자문한 안진옥 라틴연구소장

“한국인은 중남미 문화를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밝지만 구슬픈 그들의 음악과 춤, 미술은 우리처럼 한(恨)이 있는 민족이 아니면 제대로 공감하기 힘들죠.”

이달 3일까지 서울 청계천 한빛광장과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 등에서 열린 ‘2012 중남미문화축제’를 기획 및 자문한 안진옥 라틴문화교류연구소장(52·사진)은 “식민지와 군부 독재라는 비슷한 아픔을 겪은 한국인이 중남미 문화에서 동질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아픔을 내재하고 응축시킨 한국과 달리 거침없이 밖으로 폭발시킨 이들을 보면서 한국인들은 속이 뻥 뚫리는 듯한 시원함을 느낀다는 설명이다.

다양한 라틴 음악 공연, 사진전, 강연 등이 열린 이번 축제는 전회 매진의 성황을 이뤘다.

안 소장은 “무엇보다 살사나 맘보, 차차차, 안데스 등 라틴 음악은 한국인 정서에 잘 맞는다”고 했다. “이들 리듬에 우리말 가사만 넣으면 바로 한국의 전통 가요가 되죠. 실제로 우리나라 드라마나 광고 등의 배경 음악 중 라틴 계열 음악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15년간 지내며 박물관학과 예술기획을 공부한 안 소장은 나라마다 조금씩 다른 중남미 문화를 국내에 알리는 데 주력해왔다. 아르헨티나는 유럽적이고 모던한 스타일이고, 브라질과 쿠바는 아프리카 색채가 강하며, 멕시코나 페루, 에콰도르 등은 잉카문명 등 선사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뚜렷하게 드러낸다는 분석이다.

그는 2009년 ‘뚱보 그림’으로 유명한 콜롬비아의 화가 페르난도 보테로(80)의 전시를 기획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당시 보테로는 한국에서 전시를 할 생각이 전혀 없었다고 한다.

“그와 처음 전화 통화를 하면서 제가 스페인어로 막 떠들었더니 ‘한국 어린애가 스페인어를 잘하네’라며 웃더군요. 이후 파리에 있는 작업실에서 만났을 때 그가 직접 칵테일을 만들어주며 ‘일 이야기는 15분만 하자’고 했어요. 흔쾌히 전시를 허락했죠. 이게 중남미 사람들의 매력인 것 같아요. 권위적이지 않고 정이 넘치거든요. 우리와도 잘 통하죠.”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 [바로잡습니다]6일자 A18면

‘아픔을 폭발시키는 라틴문화 한 많은 한국인이 보면 속 시원’ 기사에서 ‘중남미문화축제를 기획한 안진옥 라틴문화교류연구소장’은 안 소장이 행사 중 일부의 기획을 맡았으므로 ‘중남미문화축제의 기획과 자문에 참여한…’으로 바로잡습니다
#라틴문화#한국인#안진옥#중남미 문화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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