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실제 소득과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 증가율이 1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국제유가 상승과 환율 불안 등으로 교역조건이 악화된 데다 유럽 재정위기로 인한 경기침체의 영향이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수출 주력상품인 정보기술(IT)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하는 부진을 보였다.
7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실질 GNI는 258조1000억 원으로 지난해 4분기보다 0.2% 증가했다. 직전 분기 대비 GNI 증가율은 지난해 1분기엔 0.0%였지만 2분기 0.7%, 3분기 0.6%, 4분기 1.0% 등으로 대체로 증가해 왔다. 실질 GNI는 한 나라 국민이 일정기간 벌어들인 소득에서 교역조건의 변화를 반영한 수치로, 실질 국내총소득(GDI)에서 외국인이 국내에서 벌어간 소득은 빼고 한국 국민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은 더해 산출한다. 1분기 실질 GNI는 1년 전보다는 2.5% 늘었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비교적 좋게 나왔지만 이 시기 국제유가가 크게 오르면서 무역손실 규모가 커져 GNI 증가율이 낮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날 한은이 확정 발표한 1분기 GDP 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0.9%, 전년 동기 대비 2.8%로 4월 말에 발표한 속보치와 같았다. 부문별로는 제조업이 전기전자기기, 운송장비 등에 힘입어 전 분기보다 2.0% 늘어나고 서비스업도 1.1% 증가했지만, 건설업은 1.7% 감소했다.
1분기 총저축률은 31.3%로 지난해 4분기(32.5%)보다 1.2%포인트 낮아졌다. 최종소비지출(2.2%)이 국민총처분가능소득(0.4%)보다 더 많이 늘어난 결과다.
한편 지식경제부는 5월 IT 수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감소한 129억4000만 달러, 수입액은 8.4% 감소한 63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IT 부문 수출액은 3월부터 3개월 연속 지난해 동기보다 감소했다. 다만 IT 부문 무역수지는 65억7000만 달러 흑자로 올 들어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 보면 공급 과잉으로 국제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는 디스플레이 패널이 27억 달러 수출로 0.2% 감소했다. 특히 국내 기업들이 생산기지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휴대전화는 수출액이 15억 달러에 그쳐 36.7%나 급감했다. TV 역시 5억2000만 달러 수출로 지난해보다 14.4% 줄었다.
반면 IT 주력 품목인 반도체는 42억5000만 달러를 수출해 지난해보다 1.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전통적인 강세 품목인 메모리 반도체는 수출이 줄어든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19억 달러를 수출해 지난해보다 32.6%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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