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이해찬 신임 대표는 대의원투표에서 고전했음에도 당원·시민선거인단의 모바일투표에서 역전할 수 있었던 계기로 ‘종북주의 논란’을 꼽았다.
이 대표는 9일 전당대회 직후 기자들과의 저녁자리에서 ‘반전의 계기가 무엇이었나’란 질문에 “결정적인 계기는 종북주의다. 종북주의가 자기들(새누리당)한테 유리할 것이라고 봤는데 그게 너무 과도하게 됐다. 나까지 끌어들여 명분을 잃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앞서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열린 전당대회 직후의 기자간담회에선 ‘고전 끝 승리’에 대해 “민주사회에서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을 절감했다”며 “당을 민주적으로 잘 이끌어가라는 뜻으로 새겨듣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이해찬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대선후보 경선을 어떻게 치를 것인가.
“사실 시간이 많지 않다. 6월 한 달간 준비해서 빠른 시일 내에 경선을 마무리하고 밖의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여론조사뿐만 아니라 정책을 공유하는 단일화를 거쳐야 국민 동의를 얻을 수 있다. 빠른 시간 내에 일정표를 만들겠다.”
―당규를 고쳐 전직 지도부 등 많은 사람이 경선에 참여하도록 하자는 주장도 있다.
“당헌당규에 대선후보가 될 분은 대선 1년 전에 사퇴하도록 돼 있다. 경선이 보다 드라마틱하고 역동적으로 움직여 나가려면 당헌당규를 소급 개정해서라도 젊은 분들이 참여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당규 때문에) 지난해 12월 19일 이전에 사퇴한 분들 동의 없이는 안 된다. 이들이 동의하면 정치적 합의로 고칠 수도 있다.”
―야권연대의 전략과 원칙은 뭔가.
“민주진보진영은 항상 연대해야 승리할 수 있다. 민주당 단독으로 승리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큰 선거에선 줄곧 연대해 왔다. 통합진보당은 내부적 아픔을 겪고 있어서 빨리 잘 거듭나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연대할 적에 그 단체나 정당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단체를 지지하는 분들의 마음을 민주당이 더 노력해서 얻어오는 것이 중요하다.”
―김한길 후보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어떻게 화합할 건가.
“김한길 최고위원과는 오랜 친구로 지내 왔다. 김대중 대통령 모시고 정권 창출에 기여했고 노무현 정권 창출에도 기여했다. 경선 과정에서 제가 소통을 잘못해서 불편함이 적지 않았지만, (김 최고위원은) 그 정도로 당을 이끄는 데 장애되는 작은 사람이 아니다. 정권교체에 대한 국민적 염원이 있으니 작은 불편 다 털어버리고 함께 정권교체에 매진하겠다.”
이 대표는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으로 대표적인 전략기획통으로 꼽힌다. 1988년 13대 총선에서 처음 원내에 진출한 뒤 서울 관악을에서만 내리 5선을 지냈다. 김대중 정부에서 교육부 장관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선 ‘실세총리’로 활약했다. 2007년 대선 패배 후 현실정치와 거리를 뒀지만, 4·11총선에선 당의 요청으로 세종시에 출마해 자유선진당 심대평 대표를 꺾고 화려하게 일선 정치에 복귀했다. 풍부한 국정 경험과 여러 선거를 지휘한 기획력이 장점이다. 하지만 ‘버럭 해찬’이란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간혹 감정 제어가 잘 안 되고 강성 이미지와 독단적인 성격은 약점이다.
△충남 청양(60) △용산고, 서울대 사회학과 △민청련 상임부의장 △서울시 정무부시장 △국민회의 정책위의장 △교육부 장관 △국무총리 △13∼17, 19대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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