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2차 총선이 치러진 17일 정부와 한국은행 등은 선거 이후 발생할 수 있는 충격파에 대비해 국내외 경제상황을 집중 점검하는 등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다. 산업계 역시 선거 결과가 수출 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며 대응책을 준비했고, 증시 관계자들은 이번 주 국내 증시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17일 멕시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이명박 대통령을 수행해 출국하기에 앞서 “24시간 집중 모니터링 체제를 철저히 가동하고, 국내외 경제·금융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재정부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확정되는 18일 오전 신제윤 제1차관 주재로 상황점검 회의를 열고, 멕시코에 있는 박 장관과 핫라인을 개설해 시장 변화에 실시간 대응하기로 했다.
한은도 18일 오전 8시 박원식 부총재 주재로 통화금융대책반 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17일 간부 및 실무진으로부터 향후 금융시장 동향을 보고받으며 대응책을 협의했다.
정부는 금융시장 불안 조짐이 나타나면 곧바로 재정부, 한은, 금융위, 금감원 등 관계기관이 참석하는 확대 대책회의를 열 계획이다.
지식경제부와 대기업들은 긴장된 모습으로 실물 경제에 끼칠 영향을 집중 점검했다. 지경부 당국자는 “한국의 최대 수출국인 중국이 유럽연합(EU)과 무역비중이 높아 걱정”이라며 “유럽위기가 안 좋은 방향으로 전개되면 지난해에 이어 ‘무역 1조 달러’를 수성하려던 목표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리스 해운업계로부터 대형 선박 주문을 많이 받아온 조선업계는 특히 바짝 긴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조선업체 관계자는 “선박인도 지연이 아직 본격화되진 않았지만 선거 결과에 따라 상황은 악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18일 유럽에 앞서 개장하는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증시는 그리스 총선 결과가 국제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긴축에 찬성하는 중도우파 성향의 신민주당이 우세해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주가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반(反)긴축을 표방해온 급진좌파연합(시리자당)이 우세하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커지면서 증시가 크게 출렁일 수 있다고 증시 관계자들은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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