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집 “모바일 경선은 참을 수 없는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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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민주의원들 주최 강연서 진보 원로학자 ‘쓴소리’

껄끄러운 강연?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오른쪽 위)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민생포럼 간담회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주기자zoo@donga.com
껄끄러운 강연?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오른쪽 위)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회민생포럼 간담회에 참석해 특별강연을 하고 있다. 김동주기자zoo@donga.com
대표적인 진보성향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9일 민주통합당의 ‘히트상품’인 모바일투표에 대해 “난센스에 가까운 제도다. 부정적인 의미에서 혁명적인 변화”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최 교수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회민생포럼 특별강연에서 “모바일 기기와 친숙한 그룹의 정치적 특성이 과다하게 대표되고 있다. 특정한 인물에 대한 열정과 지지의 강도가 높다. 한국 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했다.

강연회는 포럼 회장인 이낙연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 등 민주당 의원 30여 명이 ‘2012년 민주당의 과제’라는 제목의 강의를 듣는 자리였다. 최 교수의 쓴소리는 민주당 전반으로 이어졌다. 그는 “민주당의 정당개혁은 민주화 이후 여러 정치개혁 가운데 최악의 변화 중 하나”라고도 했다.

그는 민주당의 집단지도체제에 대해 “현재 민주당은 일정한 정치적 자원을 가진 개인 세력이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느슨한 정당”이라며 “누가 들어와도 좋은 리더십이 나올 것 같지 않다. ‘어떻게 하면 권력을 분산시킬 것인가’ 하는 것이 제도 목적이라 당의 리더십이 형성할 요건이 안 돼 있다”고 혹평했다. ‘자해적인 정당구조’ ‘스스로를 파괴하는 정당구조’라는 표현도 썼다. 최 교수는 4월 총선에서 외부인사들이 공천심사위원을 맡은 것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되는 제도”라며 “당과 관계없는 전문가들이 들어와서 총선 후보 된다는 사람을 어떤 기준과 내용으로 선정하는지 그 내용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여야의 정책 능력에 대해선 새누리당의 손을 들어줬다. 최 교수는 “지금 경제 문제를 다루면 새누리당이 더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박근혜 체제 이후 새누리당은 노동법, 국회법을 개정하고 있는데, 민주당에서는 실제 일하는 것을 발견할 수 없다”며 “지난 총선에서 화려한 개혁적 구호에도 다수당이 될 수 없었던 것은 그걸 할 만한 능력이 없고 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민주정책연구소의 연구 수준에 대해선 “신뢰할 만한 연구가 된다고 생각 안 한다. 제1야당 연구소는 삼성경제연구소보다 좋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이 새누리당과 대립구도를 만들고 ‘독재회귀’ ‘신공안정국’ 등으로 비난하는 것에 대해서도 “‘양치기 소년’을 연상시킨다”며 “이런 문제를 발굴하는 데 집중하다 보면 대안정부로 실력을 쌓고 그 능력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일을 등한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통합진보당에 대해서도 “(통일문제는) 당장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통진당은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 등을 해결하는 데도 바쁘다. 원래 정당 목적에 충실하라”고 말했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최장집#민주통합당#모바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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