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1명당 100원”… 인터넷 카페 공공연한 거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6월 20일 03시 00분


포털측 “일일이 단속 어려워”
누리꾼 “수익 늘리려 모른척”

‘1000∼10만 명(회원수)까지 네이버 카페 판매합니다. 1만 명 이하 1명당 50원…10만 명 이하는 1명당 100원 및 흥정 가능…’

인터넷 검색에서 네이버나 다음 등 포털 사이트의 인터넷 카페를 사고판다는 내용이 담긴 게시물을 찾는 것은 쉬웠다. 인터넷 카페는 처음에는 취미나 관심사 등을 공유하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모이는 동호회로 시작됐지만, 매매의 대상으로 전락한 지 오래다. 매매가격은 카페 회원 1인당 50∼100원의 금액을 매기는 식으로 결정한다. 이른바 ‘유령회원(등록만 하고 활동을 안 하는 회원)’이 많으면 회원당 가격이 낮아지고, 그 반대는 높아진다.

인터넷 카페를 사고파는 중개 사이트도 버젓이 존재한다. 카페를 산 이들은 회원들의 e메일 정보를 활용해 각종 스팸 메일을 보낸다. 본보 취재 결과 이들 사이트에는 인터넷 카페와 함께 e메일을 카페 회원들에게 한꺼번에 보낼 수 있는 “대량 e메일 발송기 프로그램을 구한다”는 의뢰도 적지 않다.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인기 카페의 카페 운영진이 “회원등급을 높여주겠다”는 명목으로 휴대전화번호, 주소 등 구체적인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일도 많다. 네이버 카페를 산 경험이 있다는 김모 씨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많은 카페의 경우 좀 더 비싼 값에 팔린다”면서 “이렇게 확보한 정보를 다른 기업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포털 관계자는 “카페 매매 행위를 약관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일일이 단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포털들이 카페로 유입되는 이용자들로 인해 생기는 트래픽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카페 매매 행위를 방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포털 입장에서는 카페 회원이 많아야 광고 수익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네이버 카페#포털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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