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긴 이렇게 자유로운 세상인데 그동안 북한의 독재 속에서 살아왔구나, 그리고 지금까지 남한에 쭉 살면서 야! 참으로 민주주의 사회라는 것이
이렇게 좋구나 생각이 들었어요.” “거기서는 하루하루 한끼 먹을 것을 구하러 다녔는데 여기오니까 이렇게 쌀을 아예 포대로 갖다 놓고... 저는
그 쌀 포대를 안고 막 엉엉 울었어요”
북한으로 돌아간 박인숙씨가 한국에 거주하던 지난해 했던 말이다. 재 입북 후 북한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탈북자들은 남조선 사회를 저주하고 자신들을 원망하며 공화국(북한)으로 돌아가기를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던 주장이 진심이었을까
의심하게 하는 대목이다.
최근 한 시민단체가 공개한 영상에는 박 씨가 탈북해 한국에 살며 남한 사회에 대해 느꼈던 심경이 담겨있다.
영상은 지난 2011년 2월에 촬영된 것으로, 영상을 제작한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 윤용 대표는 “탈북자들의 경제적 문제를 돕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 인터뷰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박 씨가 한국 생활에서 가장 감격 했던 것은 ‘자유’였다. “자고 일어나니까 누구도
오라는 사람이 없어요. 북한 같으면 뭐 아침부터 종치고 뭐 청소 나오라 직장 나오라 그러는데 여기서는 쇼핑을 가고 싶으면 가고 제 마음대로
하는데 아무도 뭐라 그러는 사람이 없어요. 북한 같으면 어느 하루 한시도 자기 시간이 아니에요”
“새벽 5시 쯤 인민반에서 종을
치면 도로를 먼지 하나 없이 닦아야 돼요. 매일아침 출근 전 밥 먹기 전에 길을 닦고 또 겨울이 되면 땅에 얼음이 얼잖아요. 매일 새벽 나가서
언 것을 깨고 시멘트 바닥이 드러나게 해놓고 들어와야 돼요. 그리고 들어와서 밥이 있으면 먹고 없으면 그냥 다시 일터로 나가는
거예요.
그는 또 인천공항을 통해 처음 들어 왔을 때 눈앞에 펼쳐진 서울의 풍광을 보며 감격에 북받쳤던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노을이 진 저녁 무렵이었는데 인천에서 서울 로 들어오는 그 길이 있잖아요. 너무 정교하고 정말로 어떻게 말로 표현을 못
하겠어요. 그때는 몸에 막 열이 오르고... 창문으로 내다보이는 일생동안 보지 못하던 그런 광경에 매혹됐어요. 저녁이 되니까 거리 가득하게
불빛이 지기 시작하고... 현수막이 하나 걸려있었는데 어린이가 ‘엄마한테 뭘 사달라고 할까’하는 글이 쓰여 있었어요. 북한에는 ‘21세기 태양
김정일 만세’ , ‘가는 길 험난해도 웃으며 가자’ 이런 전투적인 현수막이 대부분인데, 두 사회상이 확 떠오르는 거예요.
그는
이어 폐쇄된 북한 사회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옛날에 북한에서는 남북간 교류로 예술인이나 정치인들이 왔다 갔다 할 때 남한에 차가 매우 많은
것을 보고는 ‘아 너희들 우리가 온다고 하니까 차를 여기다 다 모아 놨구나’생각했어요. 우리가 너무 폐쇄되고 조직적인 사회에 살다보니깐 그렇게
생각했는데 와보니까 이것이 현실 이었구나 깨달았어요.”
“길에 꽉 차있는 자동차를 보면서 ‘참으로 별 세상이고... 한시에 갈라진
두 나라가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가 있는가... 여기는 정말 사람 사는 세상 같은데 왜 되지 않는 사회주의를 해가지고 그렇게 까지 못살까’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나 그는 인터뷰 말미에 “식구들을 거기다 두고 와 있으니까 가슴이 아파 하루도 눈물 없이 사는 날이 없어요.” 라며 가족에 대한
그리움으로 여전히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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