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安의 생각, 박근혜와 닮은꼴?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7월 20일 03시 00분


경제민주화-성장 해법 유사 일부선 “친박의 물타기 주장”
朴, 安에 대해 묻자 묵묵부답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의 국정운영 비전은 닮은꼴?

안 원장이 19일 펴낸 책 ‘안철수의 생각’에 담긴 경제민주화, 복지 등에 대한 진단이 박 의원이 밝혀 온 국정운영 구상과 매우 닮았다는 얘기가 많다.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거론하지 않는 대선주자가 없을 정도로 공통 화두다. 하지만 저마다의 해법 속에서도 안 원장과 박 의원의 거리가 유독 가까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두 사람이 추구하는 복지 모델은 매우 흡사하다. 안 원장은 “소비만 하는 복지가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고 선순환하는 복지”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도 복지국가 건설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고용복지’라는 개념을 통해 “소모되는 복지가 아니라 선순환되는 복지” “자립·자활을 가능하게 해 경제와 복지의 선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에 대한 인식도 닮았다. 안 원장은 “대기업 자체가 아니라 주주 일가의 전횡과 사익 추구가 문제”라고 말한다. 재벌체제도 “경쟁력은 살리되 폐해를 최소화해야 한다”며 ‘재벌 해체’ 같은 과도한 접근을 경계했다. 박 의원도 “대기업의 시장지배력 남용은 바로잡아야 하지만 일자리 창출이나 미래 성장동력을 키우는 일은 지원해야 한다”는 태도다.

재벌 개혁의 각론에서도 두 사람은 △공정거래법 강화 △담합에 따른 피해 구제 등 경제력 집중보다 남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다만 순환출자 금지, 금산분리 등에선 견해가 다르다.

성장 전략도 비슷하다. “산업화 과정에서 추격자 전략을 썼지만 이제 선도자 전략이 필요한 때”(안), “과거의 추격형 모델에서 선도형 모델로 바꿔야 한다”(박) 등 모두 지식정보·창의산업을 강조한다.

친박(친박근혜) 진영에서는 “예상한 대로 닮은 점이 많다”는 말이 나왔다. 이를 두고 안 원장의 책 출간으로 다시 불 수도 있는 ‘안풍(安風)’을 견제하기 위해 ‘김 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박 의원은 이날 부산을 찾은 자리에서 “안 원장이 책을 냈는데 사실상 출마선언이라는 시각이 많다”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을 하지 않았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안철수#박근혜#대선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