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흔드는 ‘엔터테인 정치’]대응 삼가는 朴캠프… “국정능력 초점”

“책 내용, 정치적 비전보다 평론가와 비슷한 태도 보여”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 경선 캠프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삼가고 있다. 캠프 내에서는 안 원장을 향해 강하게 날을 세울 경우 박 의원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커지고 오히려 안 원장의 무게감만 키워줄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한 편이다.

이 때문에 안 원장에 대한 공세도 ‘불안한 아마추어’라는 점을 강조하는 정도이지 도덕성이나 과거 행적 등에 대한 본격적인 네거티브 공세는 자제하고 있다.

캠프 정치발전위원인 박효종 서울대 교수는 23일 라디오에 출연해 안 원장의 신간 ‘안철수의 생각’에 대해 “정치인 안철수의 비전이라기보다는 평론가의 입장과 비슷하다”며 “정치인으로서의 독자적 비전, 남들과 차별화될 수 있는 비전에 있어서는 부족한 점이 있지 않느냐는 생각을 해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정치 지도자로서 역량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한 발언이다.

캠프의 다른 핵심 관계자도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거나 책 한 권 내는 것으로 대통령이 되겠다는 게 정상적인가”라며 “안 원장이 야권과 연대해 정권을 잡을 경우 제대로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추후 따져봐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준비된 지도자’ 이미지와 안 원장의 아마추어 이미지를 대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박 의원 캠프에서는 안 원장의 저서 판매 추세나 SBS ‘힐링캠프’ 시청률, 야권의 안 원장에 대한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 캠프 인사는 “9월 민주당 경선 이후 안 원장이 출마할 때까지 그에 대한 과잉 열풍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 답답한 형국”이라며 “다만 40대에서 안 원장에 비해 박 의원의 지지율이 앞서는 추세인 걸 보면 언론과 국민이 그의 신비주의 전략에 조금씩 식상해하는 게 아닌가 하는 기대를 가져 본다”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