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공정거래위원회가 주목을 받았던 때가 없는 것 같다. 공정위만 레임덕이 없는 것 같다.”
최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조사가 불거지자 한 경제부처 고위 관료는 이렇게 말했다. 실제로 공정위는 지난해부터 유통 제약 통신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경제 전반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경제검찰’로서 공정위의 위상이 높아진 중심에는 김동수 공정위원장(사진)이 있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출신인 김 위원장은 공정위가 8년 만에 맞은 관료 출신 위원장이다. 앞서 학자 출신 공정위원장과 달리 김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취임 초부터 자신의 색깔을 강하게 드러냈다. 공정위 내부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취임 첫날부터 ‘물가관리 당국’을 자처하면서 담합 조사를 강화한 데 이어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협약 체결을 크게 확대하는 등 강력한 동반성장 드라이브를 걸었다.
기업들이 민감해하는 제품별 품질과 가격을 비교해 보여주는 컨슈머리포트 발행과 대기업 내부거래 현황 및 지분도 공개 등 시장질서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들 역시 김 위원장 취임 이후 나온 것들이다. 공정위 내부에서는 김 위원장의 ‘소신’을 높게 평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김 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만만찮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지나치게 속도를 내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근 들어 공정위의 제재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는데 공정위가 지나치게 조사를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 아니겠나”라며 “이번 CD 금리 담합 조사만 해도 금융시장에 미칠 파장을 제대로 검토해봤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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