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영희 비례대표 25번 공천 미스터리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7일 03시 00분


새누리당 비례대표 공천을 대가로 공천위원에게 돈을 건넸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현영희 의원이 실제 어떤 과정을 거쳐 공천을 받았는지에 관심이 쏠린다.

현 의원은 지역구 공천 때 부산 중-동에 신청했다. 당시 4선의 정의화 전 국회부의장 지역구인 중-동은 부산 중진 의원 물갈이 여론에 기대를 건 공천 신청자가 많았다. 특히 여성 배려 여론을 노린 여성 신청자가 현 의원을 포함해 3명이나 됐다. 당시 공천위원을 맡았던 한 인사는 6일 “현 의원의 지역구 공천 면접을 봤던 기억이 난다”며 “공천위원들 간에 지역구 지지율이 높게 나온 정 전 부의장 대신 공천을 줄 만한 인물은 아니라는 공감대가 일찌감치 형성돼 별 논의 없이 공천에서 배제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 의원은 비례대표 25번 공천을 받았다가 당초 15번을 받았던 이봉화 한국보건복지정보개발원장이 중도 하차하면서 23번으로 상승했고 지역구 공천 탈락자로서는 유일하게 비례대표 의원으로 당선됐다.

비례대표 공천심사는 총괄 선발 기획 등 3개 분과로 나눠 진행됐다. 기획 분과에서 비례대표 공천의 전체 틀을 짜면 선발 분과가 적당한 사람을 배정하는 식이었다. 선발 분과에서 활동한 한 공천위원은 “솔직히 당 공천위는 최대 22번까지 당선 가능권으로 봤기 때문에 그 이후 순번에는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다”며 “22번 이후는 당직자를 포함해 당에 기여한 이들 위주로 공천했고 현 의원도 그 케이스로 포함된 것 같다”고 말했다. 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민주통합당이 부산일보 기자 출신의 배재정 의원을 비례 7번에 배치하면서 부산 여성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부산 지역에서 많이 올라왔다”며 “교육감 출마로 지역 인지도가 있고, 당 재정위원과 부산시당 여성위원장을 지내는 등 당 기여도가 높으며, 포럼부산비전 공동대표를 지내는 등 친박 활동도 해 공천에 걸림돌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핵심은 누가 현 의원을 애초 25번에 밀어 넣었느냐는 것. 당시 비례대표 공천 신청자는 600여 명에 달했던 만큼 25번도 상위 순번에 속한다. 현기환 전 의원은 비례대표 심사 기획 분과에 포함돼 있었다. 복수의 공천위원은 “현 전 의원이 현 의원 공천을 주장했던 기억은 없다”고 했다. 당은 공천 심사와 관련한 모든 자료를 관례에 따라 모두 폐기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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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현영희#공천헌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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