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대선후보 오늘 확정]‘보나마나 朴’ 뻔한 경선… 투표율 최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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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발 조심하세요”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앞줄 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당 경선후보 투표에 참여했다. 박 의원이 투표 후 기념촬영을 하다 발을 헛디딜뻔하자 지지자들이 부축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발 조심하세요” 새누리당 박근혜 의원(앞줄 가운데)이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청에서 당 경선후보 투표에 참여했다. 박 의원이 투표 후 기념촬영을 하다 발을 헛디딜뻔하자 지지자들이 부축하고 있다. 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0일 막을 내리는 새누리당 대통령후보 경선은 5년 전인 2007년 경선과 확연히 달랐다. 가뜩이나 지지율에서 앞선 박근혜 의원이 4·11총선에서 새누리당의 승리를 이끌면서 박 의원의 후보 선출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긴장감을 잃은 경선은 시작부터 달랐다.

박 의원은 경선 선거운동 시작을 열흘 앞둔 지난달 10일에야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캠프를 꾸렸다. 5년 전 이명박 후보는 대선을 1년 5개월 앞둔 2006년 7월, 박 의원은 같은 해 9월 캠프 사무실을 열었다. 올해 박 의원 측의 목표가 경선이 아닌 본선에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해 경선에선 박 의원이 당권을 장악하면서 경선룰 전쟁도 싱겁게 끝났다. 5년 전엔 경선 시기, 경선 선거인단 규모, 여론조사 방식 등을 놓고 이 후보 측과 박 의원 측이 치열하게 싸우다 막판에 타협을 이뤘다. 하지만 올해는 이재오 정몽준 의원이 경선 보이콧을 내걸고 경선룰 변경을 요구했으나 박 의원 측은 외면했다. 두 의원은 결국 경선에 불참했다.

치열한 검증도 없었다. 5년 전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은 정당 사상 처음으로 후보 검증청문회를 열었다. 당시 청문위원들은 이 후보에게 BBK와 서초동 땅 투기 등과 관련해, 박 의원에게 최태민 목사와 정수장학회 등과 관련해 온갖 의혹을 추궁했다. 이번에는 검증청문회 자체가 없었다. 전국 합동연설회도 5년 전 13회에서 이번에는 10회로 줄었다.

경선 선거인단(20만499명)의 투표율은 2007년 70.8%에서 41.2%로 뚝 떨어졌다. 이는 ‘이회창 대세론’이 팽배했던 2002년 경선 때(53.3%)보다도 낮은 수치다. 선거인단조차 이번 경선에 흥미를 잃었다는 얘기다.

5년 전과 닮은 점도 있다.

2007년 경선룰에 반발한 손학규 후보가 그해 3월 탈당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비박(비박근혜) 후보들의 이탈은 없었다. 하지만 김문수 김태호 임태희 후보 등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지지율이 오르고 공천 뒷돈 수수 의혹이 불거지자 ‘박근혜 필패론’을 내세웠다. 5년 전 이 후보와 박 후보가 서로를 겨냥해 필패론을 제기한 것과 닮은꼴이다.

경선 막바지 박 의원은 보수대연합 카드를 꺼내 비박 후보들과의 화합을 강조했다. 5년 전 이 후보도 마지막 합동연설회에서 “(내가 승리하면)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어느 쪽에 있었든지 하나가 돼 포용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투표함을 하루 보관했다가 다음 날 전당대회에서 개표하는 것도 5년 전과 같다. 다만 흥행을 극대화하기 위해 채택한 이 방식이 올해에는 박 의원의 독주체제로 극적 효과를 거두기 힘들게 됐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새누리당#박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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