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수교 20년]양국 관계 복병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8월 20일 03시 00분


천안함 등 北문제만 불거지면 냉랭… 서해 불법조업-동북공정도 큰 변수

북한의 연평도 포격 사건이 발생한 지 4일 뒤인 2010년 11월 27일 중국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이 한국을 전격 방문했다. 그는 한반도의 긴장 완화를 위해 한국이 과민반응하지 말 것을 요구했다. 한중의 북한 문제에 대한 시각차가 얼마나 큰지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양국은 관계를 1992년 수교 당시 ‘우호협력 관계’에서 2008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하지만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에서 보듯 북한이라는 변수가 끼어들면 양국 관계는 한순간에 냉랭하게 변하는 등 복병도 적지 않다.

중국은 안보와 외교 측면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북한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과의 직접적인 군사적 대치를 피하기 위해 완충 지대로서 북한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시아 회귀가 구체화되고 이에 따라 한미일 간 군사 동맹이 심화될수록 중국은 북한이 갖고 있는 지정학적 장점에 끌릴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중 간 서해 영해 획정과 불법 조업 문제, 고구려사와 관련한 동북공정 등 역사 갈등도 양국 관계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요인이다. 중국은 서해를 어족 및 해저자원 확보뿐 아니라 안보 측면에서도 영해를 넓히거나 영향권 아래에 두려고 한다. 이 때문에 양국은 1996년 이후 배타적경제수역(EEZ) 경계 획정을 위한 협의를 거듭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한국은 서해바다의 중간선을 주장하지만 중국은 자기들이 더 많은 바다를 EEZ로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중국 주장에 따르면 이어도 역시 중국의 EEZ 안에 들어가게 된다.

동북공정은 중국에 대한 한국인의 호감도를 떨어뜨리고 위협세력으로 보게 된 결정적 계기였다. 2004년 동북공정 문제가 불거지기 전만 해도 미국보다 중국이 더 중요하다거나 호감이 간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중국의 영향력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이 급격히 증가했다. 중국은 고구려사에 이어 발해사를 자국 역사로 규정하는 작업도 착착 진행하고 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한국#중국#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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