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개 그룹 경영건전성 평가 3개 항목 최고점 두산, 2년째 1위… SK-삼성-LG 뒤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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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21일 03시 00분


본보-기업지배구조원, 17개 그룹 경영건전성 평가

경영건전성에 대한 기업별 평가에서 두산그룹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또 경영건전성 평가 항목 가운데 공시와 감사기구 운영 부문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소액주주를 중심으로 알 권리 운동이 확산된 결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주권리 보호나 이사회 운영, 배당 등이 전년도 평가보다 낮은 점수를 받으면서 총점도 전년보다 낮아졌다. 경영건전성 제고를 위한 다양한 노력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될 수 있는 방안 모색이 필요한 이유다.


○ 두산-SK-삼성 순으로 높은 점수

두산은 총점 57.1점으로 평가 대상 기업 중 최고점을 받아 1위를 차지했다. 주주 권리 보호(63.1), 이사회 운영(38.5), 기업 경영 공시(78.7) 등 3개 평가 항목에서 대상 업체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방문옥 한국기업지배구조원(CGS) 연구원은 “두산은 모범적 지주회사 체제를 갖고 있으며 경영 전반에 대한 상세 정보를 홈페이지에 공개했고 감사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한 점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롯데그룹은 공시 강화를 통해 전년 16위에서 2011년 5위로 크게 약진했다.

반면 신세계그룹은 10위에서 15위로 떨어졌다. 5개 평가항목 점수가 전반적으로 하락한 가운데 특히 감사 분야가 부진했다. 신세계그룹은 외부 감사를 맡긴 삼일회계법인에 그룹 계열사인 신세계인터내셔널, 이마트 등의 다른 용역도 맡기면서 감사의 독립성을 해칠 수 있는 우려를 남겨 낮은 점수를 받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계열사인 금호타이어가 소송에 대한 판결 사실을 뒤늦게 공시해 불성실 공시법인으로 지정됐고, 모든 계열사의 이사회에 최고경영자(CEO)가 의장을 맡아 이사회의 경영진 견제 기능이 취약한 것으로 평가됐기 때문이다.

○ 공시, 감사 기능은 개선

이번 조사에서 공시와 감사기구 등에서 경영건전성은 전년보다 점수가 올랐다. 공시 부문은 17개 기업 평균이 2010년 35.3점에서 2011년 39.4점으로 높아졌다. 기업들이 자체 홈페이지를 통한 공시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기업별로는 롯데그룹의 공시 점수가 전년보다 24.1점 급상승해 눈길을 끌었다. 동부그룹도 적극적인 공시 활동으로 전년에 비해 공시 부문 점수가 5.7점 높아졌다. 동부 계열사는 전년 대비 기업설명회 개최공시가 평균 0.5회 늘었고 자율공시횟수도 1.4회 증가했다.

감사 부문 점수는 59.1점에서 60.5점으로 올랐다. 평가 대상 기업들의 감사위원회 설치 개수가 2010년 83개에서 2011년 92개로 늘어나는 등 전반적으로 제도 개선에 힘쓴 것으로 평가됐다.

이런 변화는 소액주주나 국민의 ‘알 권리’ 요구가 컸고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특히 늑장 공시를 하거나 중요 사항을 숨기다 여론의 뭇매를 맞은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많은 기업이 각별히 주의를 기울인 것으로 분석된다.

○ 이사회 기능과 주주 보호 등은 후퇴

전반적으로 이사회에서 사외이사의 역할이 축소되며 경영진 견제기능이 약화된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혔다. 17대 그룹 이사회 운영 평균점수는 28.9점에서 24.6점으로 하락했다.

사외이사가 제몫을 못한 사례가 많았다. CJ그룹의 CJ씨푸드는 사내이사 2명, 사외이사 1명으로 이사회가 구성돼 있는 데다 사외이사의 이사회 출석률이 31%에 불과했다. 이사회 10번 중 7번은 사외이사 없이 진행한 셈이다.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부문에서는 수직계열화 경향이 높은 STX와 현대중공업이 다른 그룹에 비해 낮은 점수를 받았다. 강덕수 STX 회장이 최대주주인 시스템통합업체 포스텍은 STX 계열사와의 거래가 전체 매출액(6218억 원)의 69.5%나 됐다. 일감 몰아주기가 심하면 해당 기업의 가치 하락으로 일반 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

오덕교 CGS 연구위원은 “과거에 비해 국내 기업의 지배구조가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나 총점 40.5점은 여전히 너무 낮은 수준”이라며 “경영건전성 제고를 위한 시스템을 갖추는 데서 더 나아가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김철중 기자 tnf@donga.com  
#기업#경영건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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