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와 지하철에 양악수술 광고가 넘쳐난다. TV와 인터넷에는 양악수술로 얼굴이 달라지고, 인상이 달라졌다는 연예인의 사진과 기사들이 올라온다. 이 때문에 ‘나도 한번 받아볼까’ 하고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양악수술은 위턱과 아래턱을 동시에 하는 수술로 치아와 턱뼈를 깎고 옮기고 고정시키는 큰 수술이다.
○ 양악수술은 미용성형 아니다
양악수술을 받으면 턱 모양이 달라지기 때문에 수술 후 얼굴 인상이 많이 바뀐다.
양악수술은 원래 구순구개열(언청이)이나 얼굴기형으로 턱뼈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못해 위아래뼈가 딱 안 맞는 부정교합, 아래턱이 지나치게 큰 주걱턱, 아래턱이 제대로 발달하지 않은 무턱에 쓰는 수술 방법이었다. 안면비대칭, 사고 후유증으로 얼굴이 다쳤을 때도 재건성형의 일종으로 활용했다.
요즘에는 얼굴 뼈 이동을 위한 미용 목적으로 양악수술 방법이 이용되고 있다. 하지만 얼굴뼈 모양을 바꾸려고 각진 턱뼈를 깎거나 광대뼈를 깎는 등 뼈 모양만 다듬는 안면골 수술과는 전혀 다른 개념이다. “수술 받고 나면 나도 얼굴이 갸름해지겠지”라는 기대만으로 수술을 결심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올 6월까지 접수된 양악수술 피해 상담 건수는 121건에 달한다. 부작용은 통증 및 감각 이상 25건(28.1%), 비대칭 21건(23.6%), 교합 이상 18건(20.2%) 등이다.
○ 20대 중반 이전에는 하지 말라
외모에 민감한 사춘기 학생들이 양악수술을 받을 생각도 하지만 전문가들은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양악수술 부작용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뼈의 성장은 사춘기에 대부분 이뤄지는데, 척추 뼈 등 대부분 뼈는 사춘기에 성장하지만 얼굴뼈는 키가 다 큰 후에도 성장해 변하게 된다. 따라서 턱수술, 양악수술은 성장이 완전히 끝난 뒤 하는 것이 좋다.
얼굴 자체를 작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라면, 양악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 사각턱이 대표적이다. 굳이 양악수술이 아니어도 근육을 작게 만드는 보톡스 시술을 받으면 사각턱이 작아지고, 갸름한 얼굴형을 만들 수 있다. 수개월 뒤 다시 보톡스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부작용 위험이 적다는 것이 장점이다.
양악수술로 혜택을 보는 환자는 사실 따로 있다. 이유 없이 두통으로 시달리는 일부 환자들이 그렇다. 치아 교합이 맞지 않는 부정교합 환자는 턱 근육이 한쪽으로만 힘이 쏠려 움직인다. 턱관절이 닳고, 굳게 되며, 한쪽 근육만 쓰다 보니 편두통이 따라올 수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박승하 성형외과 교수는 “수년간 두통으로 고생했던 30대 여성이 부정교합과 턱관절장애가 두통의 원인이라는 걸 알고 양악수술을 받았다. 이런 경우에는 양악수술을 적극 권장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수술 전에는 안면골 분석과 수술 전 준비 단계를 거쳐 신중하게 결정하는 것이 좋다. 위아래 치아가 딱 맞지 않는 부정교합 환자라면 수술 전 치아 교정을 6개월에서 1년 정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전문의 정교한 협진이 중요
양악수술은 전신마취를 해야 한다. 또 얼굴의 수많은 혈관과 근육, 신경을 피해야 하는 고난도 수술이다.
따라서 수술을 할 때는 성형외과 교정과 전문의의 협진이 가능한 병원인지 살펴야 하며, 마취과 전문의의 상주 여부도 확인해야 한다. 양악수술에서 가장 위험한 상황은 과다출혈이다.
충분한 상담을 받고 시술을 받는다면 양악수술도 위험한 수술은 아니다. 흔히 ‘양악수술 후에는 입을 벌리지 못한다’ ‘먹지도 못하고 말도 못해 고생이 심하다’라는 말이 있다. 사실과 다르다. 양악수술 초기에는 윗니와 아랫니를 묶어서 고정했지만, 요즘은 뼈를 내부적으로 단단히 고정시키는 ‘노타이 방식’으로 수술한다. 이 때문에 수술 후 바로 입을 벌리고 먹고 말하는 데 지장을 받지 않는다.
‘양악수술 후에는 오랫 동안 아프고, 후유증이 심각하게 남는다’는 말도 과장이다. 양악수술 후 하루 이틀 통증이 있을 수 있지만 다른 성형수술에 비해 특별히 오래가지는 않는다.
성형 전문가들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영원한 미(美)의 기준은 없다”라는 것이다. 객관적인 기준이 없고 주관적인 느낌에 좌우되다 보니 인기를 얻는 연예인의 얼굴 모습에 따라 휘둘리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박승하 교수는 “한번 한 시술은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유행에 따라 수술을 하는 것은 만류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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