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0시 58분 경기 수원시 장안구 파장동 H주점에서 강모 씨(39·특수강간 등 전과 11범)가 주인 윤모 씨(39·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치자 흉기로 윤 씨를 찌른 뒤 도주했다. 강 씨는 이때 이곳을 찾은 손님 임모 씨(42)의 복부도 여러 차례 찔렀다. 주점 밖으로 달아나던 강 씨는 뒤쫓아 나온 임 씨의 부탁을 받은 택시운전사가 자신을 쫓아오자 500m가량 도주하다 대문과 현관문이 열린 고모 씨(65·사망)의 단독주택으로 뛰어들었다. 강 씨는 “누구냐”며 놀라는 고 씨를 10여 차례나 흉기로 찌른 뒤 안방에서 나온 부인 이모 씨(60)와 아들 고모 씨(34)도 각각 찔러 중상을 입혔다. 방 안에 남아 있던 딸이 밖으로 나왔을 때는 이미 강 씨가 도주한 상태였다. 중상을 입은 고 씨는 병원으로 급히 옮기던 중 숨졌다. 숨진 고 씨의 아내와 아들은 성빈센트병원으로 옮겼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이 자신들의 아픔보다 남편과 아버지의 죽음에 더 큰 충격을 받은 상태”라며 “현재 심적으로 매우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강 씨는 고 씨의 집에서 나와 150m가량 도주하다 범행 12분 만인 오전 1시 10분경 출동한 경찰에게 검거됐다.
강 씨는 범행에 앞서 20일 오후 10시 30분경 H주점 인근 S카페에서 술을 마시다 주인과 술값 시비가 붙자 직접 112에 신고까지 했다. 강 씨는 출동한 경찰의 주선으로 2만 원을 돌려받았지만 분이 풀리지 않자 인근 편의점에서 칼을 산 뒤 다시 S카페를 찾아가려 했다. 하지만 만취상태라 찾지 못하자 평소 들렀던 H주점에 들어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미혼인 강 씨는 고교 2학년 때 중퇴한 뒤 고향인 전북에서 각종 노동일을 하며 살다 2005년 특수강간을 2회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징역 7년을 선고받고 지난달 9일 만기 출소해 출소자 지원시설인 경기 수원시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경기지부에서 지내왔다. 범행 당일 강 씨는 안산요양병원에 있는 노모를 보러 간다고 말하고 보호복지공단을 나왔으며, 낮부터 혼자 술을 마셔 범행 당시 만취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강 씨는 경찰에 검거된 뒤 “이제 (교도소에) 들어가면 다시 빛을 보지 못할 것 같다”며 “술이 많이 취했으니 3, 4시간만 재워주면 속 시원하게 밝히겠다”고 대담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경찰은 강 씨에게서 범행 일체를 자백받고 살인 및 살인미수, 강도강간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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