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에 착공한 신청사는 지하 5층, 지상 13층 규모로 2989억여 원이 투입됐다. 시는 다음 달 1일부터 주말을 이용해 한 달간 11개 실·국 59개 부서 2205명이 신청사로 이사한다고 27일 밝혔다. 기자가 이날 둘러본 신청사는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
○ 장애인 배려해 신청사 설계
이날 기자는 직접 휠체어를 타고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관계자, 시 장애인복지과 직원, 시공사 측인 삼성물산 관계자와 함께 2시간가량 지하주차장부터 화장실, 옥상광장, 서울도서관(본관) 등을 살폈다.
신청사에는 보통 건물처럼 입구에 설치된 계단이 없었다. 서울광장부터 입구까지 평면으로 이어져 있어 휠체어로 이동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었다. 신청사 로비에 들어서자 반들반들 윤이 나는 바닥 대신 청소를 마치지 않은 듯한 거친 바닥이 눈에 들어왔다. 아직 마무리가 덜 끝나 먼지가 쌓인 것이 아니라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 때문에 그렇게 보인다는 설명.
삼성물산 관계자는 “시각적으로 깔끔해 보이는 마감재 대신 표면이 거친 무광택 마감재로 바닥을 만들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나 어르신들이 미끄러지지 않도록 했다”고 말했다.
시는 신청사 설계 단계부터 보건복지부와 국토해양부가 공동 실시하는 ‘장애물 없는 생활환경(Barrier Free·BF)’ 1등급 인증을 목표로 했다. BF 인증은 장애인이 휠체어가 구조물 때문에 지장을 받지 않고 원하는 곳에 도달할 수 있는 환경을 갖춘 곳에 부여한다. 다른 공공기관보다 장애인화장실 크기를 크게 만들었고 엘리베이터 안에서 휠체어를 180도 돌려 내리기 힘든 점을 감안해 뒤를 보고 내릴 수 있도록 거울을 다는 세심함도 눈에 띄었다. 또 장애인이 신청사를 방문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지하철 1, 2호선 시청역과 지하 1층을 연결했다.
장애인 민원인이 많이 찾는 장애인복지과도 1층 서측 입구 바로 앞에 만들어 접근성을 높였다. 신청사 본관에서 서울도서관(옛 본관 청사)으로 이어지는 곳에도 통로를 만들어 장애인을 배려했다.
○ 자동문 없는 출입문과 복잡한 내부 구조는 걸림돌
다만 신청사 내부에 층별로 연결된 에스컬레이터는 성인 한 명이 겨우 탈 수 있을 만큼 폭이 좁은 데다 예술조형물과 곳곳에 기둥이 많은 구간도 있어 시각장애인이 이용하는 데 위험해 보였다. 신청사 출입문 총 네 곳 가운데 자동문이 설치된 곳이 한 곳밖에 없다는 점도 문제다.
동행한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이형기 주임은 “정문에 휠체어도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자동회전문을 설치하긴 했지만 사고 위험 때문에 지체장애인은 원래 회전문을 이용하지 않는다”며 “옆으로 열리는 자동문이 없는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에너지 효율을 높이려고 미닫이 출입문을 설치했다”며 “안내요원이 상주하면 출입에 불편함이 없도록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청사는 철골 9442t, 철근 9338t, 15t 트럭 7000대 분량의 시멘트를 사용해 리히터 규모 6.4의 지진에도 견딜 수 있는 내진구조로 시공됐다. 신청사 지하에는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 ‘시민청’을 만들었고 8, 9층에는 500∼700석 규모의 다목적 홀과 대회의실을 만들어 국제회의나 행사를 열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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