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의 계절’ 아니 운동하기 좋은 계절, 가을이 코앞에 왔다. 연달아 한반도를 강타한 태풍이 지나가면 선선하고 외출하기 좋은 날씨가 시작된다고 한다. 이 때문에 장롱 속에 처박아뒀던 등산복이나 신발장 구석에 있는 조깅화 등에 절로 눈이 간다.
요즘은 야외가 아니더라도 실내에서 피트니스나 골프, 스쿼시 같은 운동을 즐기며 건강관리를 하는 이들이 많다.
그런데 운동할 때마다 드는 궁금증 하나.
“도대체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을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해야 할까?”
토하기 직전까지 트레드밀(러닝머신)을 달리고, 팔이 빠질 정도로 바벨을 들어올리면서 이러다가 골병만 드는 것 아닌가란 생각이 스치기도 한다.
TV를 보다 보면 일부 연예인이 무리한 운동과 다이어트로 ‘누구지’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확 늙은 얼굴로 나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제로 과도한 운동이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세포의 재생을 막아 노화를 유발 또는 촉진하는 체내 활성산소가 급증하는 것이 원인이다.
인체는 미토콘드리아라는 세포 공장에서 산소가 탄수화물, 지방 같은 영양분을 태워 에너지를 만든다. 이 과정에서 산소의 약 1∼2%가 활성산소로 변한다. 활성산소는 세포막과 염색체, 단백질을 손상시켜 피부를 늙게 만들며 동맥경화나 심장질환, 뇌중풍(뇌졸중) 등을 일으킨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나 파킨슨병, 하지정맥류 같은 질환도 활성산소와 관계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김기진 계명대 체육학과 교수는 “운동은 적당히 하면 노화를 방지하는 순기능을 하지만 심하면 활성산소 과다 분비로 오히려 노화가 빨라진다”며 “특히 추운 날씨에 과격한 운동을 하면 체온 유지를 위해 산소소비량이 더 늘면서 활성산소의 생성도 많아지는 만큼 겨울에는 과도한 운동을 삼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운동할 때 느끼는 피로감도 주의해야 한다. 격렬한 운동을 하면 근육의 활동을 방해하는 젖산이 축적되고, 아미노산을 에너지원으로 쓰면서 피로의 원인 물질인 암모니아가 생성된다. 만일 휴식 없이 계속 무리한 운동을 하면 스트레스성 피로골절이나 여성의 경우 무월경 증상까지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런 피로누적은 부상뿐만 아니라 세포 수명도 줄인다는 것. 김 교수는 “피로가 누적되면 외부 자극에 대한 세포의 면역기능과 저항능력이 떨어져 세포의 수명이 더 짧아진다는 이론이 있다”고 설명했다.
‘피트니스가 내 몸을 망친다’의 저자인 송영규 씨는 “운동을 하고 난 다음 3, 4일 넘게 근육이 아프다면 운동 방법이 잘못됐거나 무리하게 운동을 한 것”이라며 “운동하는 도중에 근육에 힘이 안 들어가고 통증이 느껴지면 운동을 멈추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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