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이웃사람’에서 여선과 수연 역을 멋지게 성공해낸 아역배우 김새론.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계단에서 펄쩍 뛰면서 내려온다. 그러더니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안녕하세요”하며 바르게 인사를 한다. 사진 플래시가 터질 때는 예쁘고 진지한 포즈를 이렇게 저렇게 잘 취했다. 그리고 의자에 앉아 레몬차를 ‘호호’ 불어가며 인터뷰를 했다. 보고만 있어도 사랑스러운 김새론(12) 양이다.
영화 ‘이웃사람’에서 살인마에게 희생당한 소녀 ‘’여선‘과 303호 살인마의 표적이 되는 소녀 ’수연‘을 함께 연기한 김새론을 삼청동 카페에서 만났다. 실제로 본 김새론은 스크린에 있던 그 소녀가 맞는지 의문이 들 정도로 발랄했다.
아직 나이가 어린 김새론에게 인터뷰는 힘든 일이다. 한창 방학 중이라 친구들과 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단다. 그럼에도 프로답게 자리에 앉아있는 게 기특해 인터뷰를 빨리 마친다고 하니 방긋 웃으며 “앗싸!”하며 배시시 웃었다.
영화 ‘이웃사람’은 청소년 관람불가 판정을 받았다. 영화 ‘아저씨’에 이어 김새론은 이번에도 자기가 출연한 영화를 보지 못하게 됐다. 김새론도 이 점을 가장 아쉬워했다.
“아웅~! 미련이 남아요. 그런데 이 영화는 어린이들이 꼭 봐야하는데… 이 영화를 보면 아이들이 더 조심할 수 있잖아요. 무서운 장면이 있긴 해도, 막 무섭고 그렇진 않은데… 19세 이상 관람가, 너무 아쉬워요.”
이 영화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장면 중 하나는 김새론의 1인 2역 연기다. 김새론은 모든 배우가 최고라고 칭찬할 만큼 1인 2역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성인배우들도 하기 힘든 1인 2역 연기를 12살 어린이가 해낸 것이다. 하지만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영화를 촬영하는 내내 골치가 아팠단다.
“같은 날에 ‘여선’이 역이랑 ‘수연’이 역을 한 꺼번에 찍는 게 가장 힘들었어요. 목소리 톤을 다르게 하면서 찍었는데 좀 혼란스럽고 머리도 아프고 그랬어요. 헤헤헤.”
김새론은 연기 뿐 아니라 모기와도 사투를 벌였다. 김새론은 “촬영장에 왕모기가 헉~! 진짜 많았다. 모기 퇴치약을 너무 많이 뿌려서 촬영장에서 시큼시큼한 치과냄새가 났다”며 웃었다.
촬영장의 유일한 어린이다보니 늘 인기 만점은 김새론이다. 촬영이 없을 땐 스태프들과 해운대 바닷가에 놀러가고,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맛있는 것도 먹었다. 영화도 같이 봤다.
아역배우 김새론. 국경원 동아닷컴 기자 onecut@donga.com “제가 어린이니까 스태프 분들이나 선배님들이 많이 배려해주셨어요. 다들 많이 예뻐해 주셨어요.”
살인마 역인 김성균과는 어땠을까. 영화 기자간담회에서 김새론은 임하룡에겐 ‘오빠’, 김성균에겐 ‘삼촌’이라고 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든 적이 있다. 한 방송에서 김성균은 우스갯소리로 “새론이에게 오빠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새론은 “에이~개그죠. 개그. 유머.유머. 성균 삼촌이 되게 착하세요. 영화에서는 저한테 무섭게 하시잖아요. 그런데 촬영 전에는 ‘새론아 미안해’라고 하시고 촬영 끝나면 ‘새론아 괜찮니?’를 계속 물어보셨어요. 엄청 미안해하시더라고요.”
인터뷰 당일이 학교 개학이었던 김새론은 집이 이사를 해서 전학을 가야했다고 아쉬워했다.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학교를 옮기다보니 아쉬움도 컸다.
기자가 “나 역시 전학을 많이 다녔다. 아직까지 초등학교 친구와 연락한다”고 하니 김새론은 금방 미소를 짓는다. 그는 “나도 꼭 초등학교 친구들이랑 계속 친구로 남고 싶다”고 전했다.
“제겐 단짝 4인방 친구가 있어요. 올 여름에는 같이 수영장에도 갔어요. 친구들이랑 길거리도 돌아다니고 예쁜 옷도 보러 다녀요. 친구들이 연기자 김새론이 아닌 친구 김새론으로 봐줘서 좋아요.”
김새론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물어봤다.
“깊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꾸미기 보다는 망가질 줄 알고 사람들에게 동네 친한 꼬마처럼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인터뷰 후에, 김새론과 다과를 먹으며 잠시 이야기를 나눴다. 긴장이 풀린 탓인지, 좀 더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김새론은 “기자 언니·오빠들이 인터뷰 질문을 만드는 게 어려울 것 같다”, “이 빵이 더 맛있는 것 같다”고 웃으며 말하는 등 여느 12살 어린이처럼 해맑았다.
요즘 김새론은 그룹 B1A4, 씨앤블루와 아이유를 가장 좋아한다.
“아이유 언니를 가요 프로그램 대기실에 만났는데 진짜 좋았어요. 사진도 찍고 사인도 받았어요.”
그 사이, ‘이웃사람’의 또 다른 주역 김성균이 카페로 들어왔다. 김새론은 조르르 김성균에게 달려가 인사한 뒤 안겼고 김성균은 다정하게 김새론에게 안부를 물었다. 김새론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선 “성균 삼촌, 안 무섭죠? 보시면 아시겠지만 되게 착하세요”라고 말했다.
김새론과 헤어지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약속했다. 다음에 만날 땐, B1A4 사인CD를 주겠다고 말이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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