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의 물질특허가 5월 만료된 후 비아그라 제네릭(복제약)들이 다양한 종류와 저렴한 가격으로 인기를 끌면서 오리지널 치료제를 위협하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제 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에 맞설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제약시장조사업체인 IMS에 따르면 한미약품의 비아그라 복제약인 ‘팔팔정’이 2분기(4∼6월)에 177억 원의 매출을 올려 비아그라(74억 원)를 압도적인 차이로 제쳤다. 이 수치는 소비자에게 판매된 게 아니라 전국 도매상과 약국에 들어간 물량을 뜻하지만 일각에서는 ‘비아그라가 2위로 내려앉았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신제품이 성공하려면 시장에 물량을 많이 풀어놔야 하므로 공격적으로 영업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약품은 팔팔정의 가격이 비아그라의 4분의 1이고 용량이 다양하며 이름이 친숙하다는 점을 성공 요인으로 꼽으면서 연 매출을 100억 원으로 예상했다. 제약업계에서는 ‘블록버스터’라고 불릴 만한 매출 규모다. 업계에서는 팔팔정 외에도 대웅제약의 ‘누리그라’, CJ제일제당의 ‘헤라그라’ 등이 시장 진입에 성공한 것으로 보고 있다.
비아그라를 생산하는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측은 “실제 매출을 모르기 때문에 복제약이 영향을 미쳤다고 말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화이자는 6월 비아그라의 용도특허를 주장하는 소송에서 패소한 뒤 7월 항소를 제기했다.
발기부전 치료 신약을 보유한 국내 제약사들은 “복제약이 시장에서 반응이 좋기 때문에 영향이 있다”며 긴장하는 분위기를 보였다. 필름형 치료제인 ‘엠빅스’를 생산하는 SK케미칼은 올 하반기에 현재 50mg보다 많은 용량인 100mg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복제약들이 25mg, 50mg, 100mg 등 다양한 용량으로 출시돼 좋은 반응을 얻은 점을 참고했다.
‘자이데나’를 생산하는 동아제약 관계자는 “자이데나는 일회성인 비아그라와 달리 매일 먹는 치료제여서 매출이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국내 발기부전 치료제 시장이 지난해 1000억 원에서 올해 1500억 원으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매출에 타격을 입는 셈이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말 전립샘비대증 치료제로 일본에 진출한 데 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아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등 해외 판로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약 ‘제피드’를 출시한 JW중외제약은 제피드가 가장 최근에 나온 발기부전 치료 신약으로 효과가 나타나기까지 15분밖에 걸리지 않고 부작용이 적다는 점을 내세워 비뇨기과와 내과, 가정의학과 등을 공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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