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을 계기로 그가 육성한 ‘김기덕 사단’도 주목을 받고 있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20년이 못 되는 기간에 영화 18편을 선보이며 다작 감독으로 꼽혀온 김 감독은 한편으로 그만큼이나 많은 제자를 둔 감독으로 알려졌다.
2011년 칸에서 선보인 김 감독의 영화 ‘아리랑’에서 비판을 받은 장훈 감독은 한때 김기덕 사단의 대표 주자로 꼽혔다. 특히 예술성에 비해 대중성이 약했던 스승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장 감독의 데뷔작 ‘영화는 영화다’는 132만 명을 모았고, 김 감독을 떠난 뒤 만든 ‘의형제’는 546만 명을 모아 상업적인 성공을 거뒀다. 지난해 개봉한 ‘고지전’도 관객 300만 명 이상이 들었다.
2010년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로 “파괴적이고 음울한 치정극의 극치”라는 평단의 극찬을 받았던 장철수 감독도 김 감독의 문하생. 장철수 감독은 올해 신세대 스타 김수현이 출연하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선보일 예정이다.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년)을 연출한 김현석 감독은 김기덕 감독의 영화 ‘섬’의 조감독을 지냈다. ‘시라노; 연애조작단’도 200만 명 이상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김현석 감독은 ‘광식이 동생 광태’ ‘스카우트’ 등을 통해 김기덕 사단 출신 중 가장 섬세한 감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 ‘엄마는 창녀다’를 내놓은 이상우 감독은 ‘숨’의 스크립터(대본 작가)를 맡아 김기덕 사단에 합류했다. 김기덕 감독이 시나리오를 쓴 ‘풍산개’(2010년)로 데뷔한 전재홍 감독은 현재 김기덕 사단의 대표 주자다.
1980년대 우울한 사회상을 그린 ‘굿바이 보이’의 노홍진 감독, ‘폭풍전야’ ‘판타스틱 자살 소동’의 조창호 감독 등도 김 감독의 제자다. 김 감독의 연출부 출신들은 ‘돌파구’란 모임을 만들어 돈독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김기덕필름의 전윤찬 프로듀서는 “감독님이 이번 수상을 계기로 흥행에서도 좀 더 성공을 거두길 바란다. 자본의 힘 없이 영화를 묵묵히 만들어온 많은 스태프에게 이번 수상은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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