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선출 후 첫 인터뷰]
“과거 압축성장 과정서 굴절과 그림자 있었다”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는 “우리나라가 그동안 압축성장을 했는데 그 과정에서 긍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굴절과 또 그림자도 있었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5·16군사정변과 유신에 이어 1975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재건위 사건 관련 발언을 놓고 벌어진 역사인식 논란에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공(功)과 과(過)로 운을 뗐다. 이어 “좋은 점에 대해서는 승계하고 계속 발전시켜 나가고 또 어두웠던 부분에 대해서는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하면서 미래로 나가야 한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그런 방향으로 노력해가겠다”고 덧붙였다. 화합을 위해 폭넓은 대화와 만남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도 강조했다.
박 후보는 인혁당 사건에 대한 전날 새누리당의 ‘사과 혼선’도 해명했다. 당시 홍일표 대변인의 사과 브리핑에 자신이 부인한 듯한 모양새가 되자 박 후보는 밤늦게 직접 사태 수습에 나섰다. 이에 이상일 대변인은 심야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생각은 피해를 본 분들의 아픔을 깊이 이해하고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후보는 “(홍 대변인의 사과 소식을) 행사장에서 처음 알아서 ‘상의한 적 없다’고 확인한 것”이라며 사과를 부인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질문도 있을 것 같아 종합적으로 말해야지 했는데 어제(12일) 그 일이 생겨서 오늘 원래 말씀드리려고 했던 것을 먼저 저녁에 짧게나마 알려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을 묻는 야권의 공격에는 물러서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박 후보는 “사과한 건 사과로 받아들이고, 더 갈등이 조장되지 않도록 해야 우리가 진정한 화해의 길로 갈 수 있다”면서 “우리 사회에서 과거 지향적인 얘기만 나오고 국민이 힘들어하는 현실의 문제와 미래의 얘기는 실종되다시피 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2005년까지 이사장을 지낸 정수장학회 문제에 대해 “이사진이 잘 판단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제 개인적인 바람”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최필립 이사장의 조기 퇴진을 요청한 것으로, 박 후보가 야권에서 ‘장물’이라고 공격한 정수장학회의 처리 해법을 내놓은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그간 사퇴를 거부해온 최 이사장이 어떤 선택을 할지가 주목된다.
박 후보는 “정수장학회가 정치쟁점화하며 여러 논란과 억측에 휩싸여 있다. 논란이 계속되면서 장학회의 순수한 취지마저 훼손되고 있는데 장학회를 위해서도, 이사진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견해가 달라진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앞서 7월엔 “저는 이사장도 아닌데 아는 사람이니까 물러나라고 하면 이사회에서 ‘왜 간섭하느냐’고 할 수 있다”고 일축했다.
한편 인혁당 재건위 사건 유족들은 “유족들이 동의한다면 만나 뵙겠다”는 박 후보의 말에 “박 후보가 유신헌법, 긴급조치, 1975년 4월 8일 인혁당 재건위 대법원 판결에 대한 공식입장을 밝히면 그에 따라 만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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