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車 불태우고 일본인 폭행… 中 ‘反日시위’ 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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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5일 03시 00분


곳곳서 규탄 집회-불매운동… 이틀간 습격사건 최소 6건
황금연휴 日관광 무더기 취소

혼다대리점 앞 반일시위 중국 상하이의 일본 혼다대리점 앞에서 혼다자동차가 활활 불타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중앙(CC)TV
혼다대리점 앞 반일시위 중국 상하이의 일본 혼다대리점 앞에서 혼다자동차가 활활 불타고 있다. 사진 출처 중국중앙(CC)TV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영유권 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내 반일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곳곳에서 반일 시위가 열리고 재중 일본인들이 중국인들에게 공격당했다. 일본 제품 판매가 크게 줄고 중국인의 일본 여행계획 취소가 쇄도하고 있다.

14일 오전 베이징(北京) 차오양(朝陽) 구 일본대사관 앞에는 “댜오위다오는 중국 영토”라고 주장하는 중국인들의 산발적인 시위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앞서 13일 오후 5시 반경에는 반일 시위에 퇴근길 시민들이 합류하면서 시위대는 한때 2000명까지 늘었다. 현재 중국 인터넷상에는 이번 주말과 휴일인 15, 16일과 만주사변 발생일인 18일에 반일 시위를 벌이자는 글이 속속 뜨고 있다. 중국은 1931년 일본이 만주를 공격한 날을 국치일로 보고 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과 산케이신문은 상하이(上海)에서 중국인이 일본인의 얼굴에 뜨거운 라면을 끼얹어 눈 부위에 화상을 입혔다고 14일 보도했다. 길 가던 일본인이 현지인에게 발길질을 당하거나 머리에 탄산음료 세례를 받기도 했다. 13일 이후 중국에서 일어난 일본인 폭행은 알려진 것만 최소 6건이었다.

중국 정부가 경제 보복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민간 차원의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불붙고 있다. 13일 중국 상하이 장양(江楊)북로의 일본 자동차인 ‘혼다’ 대리점 앞에서 한 중국인이 자신의 혼다자동차를 불태웠다. 그는 반일 구호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구호를 외치다 공안의 제지를 받았다. 관련 사진은 중국 인터넷상에서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상하이 둥팡(東方)조보는 중국자동차공업협회 통계를 인용해 8월 일본 자동차 판매량은 전달에 비해 4.5% 성장에 그쳤다고 이날 전했다. 한국과 독일 미국 프랑스 자동차 판매량이 각각 10% 이상 증가한 것에 비해 절반에도 못 미친다.

반관영 중궈신원(中國新聞)망은 한 통계를 인용해 8월 일본 전자제품 판매량이 크게 감소했다고 14일 보도했다. 전월에 비해 △도시바 40.31% △산요 44.32% △파나소닉 23.41% △샤프 21.06%가 각각 하락했다. 갈등의 골이 깊어진 현재 일본 제품의 중국 판매량은 더욱 떨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9월 30일∼10월 7일은 국경절 황금연휴로 관광대목이지만 일본 관광 예약은 무더기로 취소되고 있다. 중국 캉후이(康輝)여행그룹은 이달 29일인 중-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해 일본에 여행객 5만 명을 보내려던 계획을 취소한다고 13일 밝혔다.

전국 노동조합 격인 중화전국총공회는 성명을 내고 “전국의 2억5800만 명의 회원 노동자의 이름으로 일본을 규탄한다”고 발표했다. 중화전국부녀연합회도 “일본은 중국의 영토 주권을 훼손하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성향의 중문 사이트 보쉰(博訊)은 중국의 철도 관련 대형 국유기업 ‘중궈중톄(中國中鐵)’가 7월 1일 자회사들에 내부통지문을 보내 일본 상품 구매를 금지하도록 지시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중국#반일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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