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와 19일 대선 출마 입장을 밝히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일단 추석 연휴 전까지 지지율 경쟁에 사활을 걸 것으로 예상된다. 초반 기세 싸움에서 지지율을 높이고, 격차를 벌리는 쪽이 향후 단일화 과정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를 위해 두 사람은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까지 캠프 재정비나 구성을 통해 인물, 정책 등 국지전마다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측 진선미 대변인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이번 주까지 대선기획단을 꾸리고 추석 전까지 선거대책본부를 구성할 것”이라고 했고, 안 원장 측 관계자도 “출정식에 배석한 분들을 토대로 도와줄 분들을 곧 보강해나갈 것으로 안다”고 했다.
단일화 방법을 둘러싼 신경전도 본격화됐다.
문 후보 측 우윤근 공동선대본부장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소속 후보로 가는 것이 정당정치와 책임정치에 부합한다. 국민도 무소속 대통령을 원치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안 원장의 ‘양보’를 공개 요구했다. 문 후보가 전날 대선후보로 확정된 뒤 “안 원장과의 단일화는 민주당 중심으로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한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해 10월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박원순 시장과 안 원장 간 단일화 방식이었던 ‘담판’이 가장 이상적인 방안”이라며 “문 후보가 ‘공동정부론’ ‘책임총리제’를 주창한 것도 안 원장과의 단일화를 위한 측면이 강하다”고 했다.
그러나 안 원장 측 금태섭 변호사는 “담판을 통한 단일화는 문 후보 측의 기대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에 따라 안 원장이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단일화에 대해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런 가운데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트위터에 글을 올려 “전국을 순회하는 문재인-안철수 토크콘서트 ‘국민에게 문(文)안(安) 드립니다’를 열자”고 제안했다. 국민 앞에서 상호토론을 하는 일종의 ‘타운홀 미팅’을 하자는 것으로 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아이디어다.
새누리당은 야권 단일화 움직임에 대해 “묻지마 식 야합”이라고 맹비난하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황우여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제1 야당인 민주당이 대선후보를 내지 않거나 대선후보를 선출해 놓고도 불출마한다면 국민이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유기준 최고위원은 단일화 움직임을 야구에 빗대 “문 후보가 코리안 시리즈에 직행할지 아니면 플레이오프를 치를지는 안 원장의 결정에 달렸다”며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못한다면 ‘서포터스 정당’이란 오명을 쓰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문 후보는) 친노 정부의 부정부패에 분명히 사죄해야 한다”며 “공동정부는 후안무치한 담합행위”라고 비난했다.
한편 통합진보당 탈당파들의 신당 창당준비조직인 ‘새진보정당추진회의’ 소속 서기호 의원은 평화방송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은) 안 원장이 연대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 성찰하고 단장하는 측면에 방점이 찍혀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에게 “함께하자”는 러브콜을 보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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