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대선 출사표를 낸 안철수 후보는 ‘새로운 정치’를 키워드로 내세우며 “진심의 정치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혁신 미래 희망 통합 등을 앞세운 ‘정치쇄신과 개혁’ 의지를 밝혔다. 경제정책에 대해서는 ‘성장을 도외시한 복지와 경제민주화’에 대해 “바퀴가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라고 비판했고 “(한반도) 평화체제는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 가능하다”며 안보를 강조해 민주통합당보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시각을 내비쳤다. 회견장에는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가 시작됩니다’란 글이 적힌 대형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 “정치쇄신은 선거 과정부터”
안 후보는 출마선언에서 “문제를 풀어야 할 정치가 문제를 만들고 있다. 국민들의 삶을 외면하고 국민을 분열시키고 국민을 무시하고 서로 싸우기만 하는 정치에 실망하고 절망했다. 정치가 바뀌어야 우리 삶이 바뀔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민의 반을 적으로 돌리면서 통합을 외치는 것은 위선”이라며 “선거 과정에서 저급한 흑색선전과 이전투구를 계속하면 서로를 증오하고 지지자들을 분열시키고 나아가 국민을 분열시킨다. 선거에 이겨도 국민의 절반밖에 마음을 얻지 못한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면 다음 5년도 분열과 증오의 시간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부터 선거 과정에서의 쇄신을 약속하겠다”고 역설했다.
○ “경제민주화는 성장과 함께”
안 후보는 “대한민국은 새로운 경제모델이 필요하다”며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과 결합하는 경제혁신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는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민주당은 근본적으로 재벌의 기득권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나름의 진단을 내놨다. 그는 “경제민주화와 복지는 성장동력을 가진 상태에서만 가능하다”며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그 재원이 경제민주화와 복지로 가고 (이 같은 사회적 기반이) 혁신적 창의성을 키워 혁신경제로 이어지게 하는 선순환이 정답”이라고 했다. 그는 “선순환 구조를 빼고 경제민주화만 얘기하는 것은 바퀴가 하나밖에 없는 자전거”라고 말했다.
○ “평화체제는 안보와 함께”
안 후보는 “(한반도) 평화체제는 안보와 균형을 맞출 때 실현 가능하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통일 외교 안보 정책에 대해서는 “선거 과정에서 말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안 후보는 7월에 발간한 ‘안철수의 생각’에서 “안보가 불안하고 평화가 정착되지 못하면 복지국가도, 정의사회도 불가능하다”며 “한반도 비핵화는 우리에게 양보할 수 없는 목표”라고 밝혔다.
○ “네거티브 제기한 쪽에서 입증해야”
안 후보는 “악의적 흑색선전은 정치권 최악의 구태”라고 못 박았다. 그는 “정당한 검증에 대해선 계속 성실하게 답할 생각”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나를 둘러싼) 몇몇 루머가 있다. 사실 저뿐 아니라 모든 대통령 후보가 그런 흠이 있다면 대선후보뿐 아니라 모든 공직자로서 자격이 부족한 것이다. 결격 사유”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그는 “그런 의혹을 제기한 사람이 있다면 국민을 위해 공개적으로 입증해 달라고 청원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그는 정부기관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거론하며 “상식적으로 민주주의에 반하는 공권력 최악의 행태”라고 비판하면서 “국회의 국정조사 등으로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로”
안 후보는 출마선언문에서 “지금 대한민국은 낡은 체제와 미래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이제 낡은 물줄기를 새로운 미래를 향해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존의 정치권을 ‘낡은 체제’로 규정하고 자신이 새로운 미래를 열겠다는 의미다. 그는 “국민들의 민의를 반영하지 못한 정치시스템,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일자리를 창출하지 못하는 경제시스템, 계층 간 이동이 차단된 사회시스템, 공정한 기회가 부여되지 않는 기득권 과보호 구조, 지식산업시대에 역행하는 옛날 방식의 의사결정구조, 이런 것들로는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며 “이대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 “공직은 전리품이 아니다”
안 후보는 청렴한 정치도 강조했다. 그는 “나는 정치 경험뿐 아니라 조직도, 세력도 없지만 그만큼 빚진 것도 없다”며 “조직과 세력 대신 나라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과 함께 나아가겠다”고 했다. 그는 “빚진 게 없는 만큼 공직을 전리품으로 배분하는 일만큼은 결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한 사람의 힘으로 5년 만에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며 “현명한 국민들과 전문가들 속에서 답을 구하고 지혜를 모으면 최소한 물줄기는 돌려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박근혜, 대선후보로서 역사인식 밝혀야”
안 후보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 대한 인물평을 해달라’는 질문을 받고 “양쪽 다 훌륭한 분이다. 모두 경선 과정을 통해 국민의 선택을 받은 정말 좋은 분”이라고 답했다. 다만 박 후보의 역사관에 대해서는 “아버지(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힘든 인간적 고뇌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대선후보 자격으로는 본인의 정확한 생각을 밝히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사실상 박 후보를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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