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후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 해군기지 등에 대한 태도가 참여정부 시절과 달라졌다는 지적을 받는다. 국가 주요 현안에 대한 장기적 안목과 신념이 아니라 여당이냐, 야당이냐는 정치적 입장에 따라 태도를 바꾼 게 아니냐는 것이다.
한미 FTA 협상이 시작된 2006년 2월 문 후보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었고 협상이 타결된 2007년 4월에는 비서실장이었다. 당시 찬반 논란이 뜨거웠지만 ‘국정의 중심’에 있던 문 후보는 한 번도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문 후보는 지난해 펴낸 책 ‘운명’에서 참여정부의 한미 FTA 협상에 대해 “미국에 주눅 들지 않고 최대한 우리 이익을 지켜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에서는 FTA 협상단에 대해 “경제 관료들이 거의 대부분 대단한 개방주의자다. 다들 미국 유학생활을 해서인지 친미를 넘어 숭미, 종미라고 할 정도”라고 혹독하게 비판했다. 이어 “세상에 무슨 이런 조약이 다 있나. 지금 현 상태에서 비준하는 것은 결단코 반대”라고도 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시절 재협상을 거치면서 내용이 달라졌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지만 정권이 바뀌자 한미 FTA 자체에 대한 시각이 달라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런가 하면 최근 펴낸 정책 공약집에서는 한미 FTA에 대해 “조금 성급했다는 점을 반성한다. 임기 중 타결되지 않더라도 신중하게 처리했어야 했다”며 참여정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제주 해군기지가 본격적으로 논의되던 2005년에도 문 후보는 대통령민정수석이었다. 당시 참여정부는 해군 전력 강화를 위한 핵심사업으로 해군기지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제주 해군기지를 추진하자 문 후보는 “참여정부 때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책임이 있다”며 반대 입장으로 돌아섰다. 문 후보는 자신의 ‘변심’에 대해 “참여정부에서는 ‘민군복합형 기항지’로 민항이 중심이 되고 군항은 필요할 때 임시 기항하는 형태였는데 이명박 정부 들어 군항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사업의 성격 자체가 변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제주 해군기지는 참여정부가 추진할 때도 반대가 많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은 크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 후보의 견해가 달라진 것은 경제 정책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는 공약집에서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해서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굳건한 철학이 부족했다”고 평가했다. 또 참여정부에서 중소기업 고유 업종 제도를 없애놓고 이젠 재도입하겠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검증팀
▽정치부=조수진 이남희 장원재 홍수영 손영일 기자 ▽사회부=윤희각 이성호 김성규 조건희 기자 ▽산업부=정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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